[집코노미] "모델하우스야, 아이폰 매장이야"…모델하우스 혁명

입력 2019-05-15 09:43  

미술관처럼 주택도 '감상'…도슨트 설명까지
애플스토어처럼 가상현실 통한 관람도 가능




7~8명의 소규모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도슨트(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의 설명. 미술관이나 전시관 등에서나 사용하는 원웨이(일방통행) 방식의 동선이동. 가구전문점 이케아 같은 쇼룸형식의 매장구성. 30여대의 태블릿PC가 비치된 VR(가상현실)존.

대림산업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형태의 모델하우스를 선보였다. 시끄럽고 복잡했던 공간을 내집에 온 것 같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상품의 특성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다. 30여년만에 나타난 모델하우스 혁명이다. 다른 건설사들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작품 감상하듯

대림산업은 지난달 26일 하남시 신장동 하남문화예술회관 인근에 ‘감일 에코앤 e편한세상’ 모델하우스를 열었다. 새로운 방식을 적용한 1호 모델하우스다.

이곳은 모델하우스에 대한 선입견을 깬다. 과거에는 몇 달간만 운영하는 특성을 감안해 값싼 자재를 주로 사용했다. 이번엔 특수재질로 외관을 만들었다. 낮에 집에 머무를때의 자연광 상태와 비슷한 조건에서 모델하우스를 감상할 수 있다.

지어질 아파트 내부를 주요 평면별로 구성해 놓은 ‘유니트’ 이외에 대규모 특화 쇼룸 공간을 만든 것도 특징이다. 특정 콘셉트의 쇼룸을 통해 다양한 가구나 소품을 보여주고 마케팅하는 이케아 매장과 비슷하다. 거실 안방 세탁실 신발장 등을 별도 특화매장으로 만들고 웹툰, 사진 등을 통해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관람객들은 일정 인원이 원웨이로 이동하며 상주 도슨트로부터 특화설계의 배경과 장점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쇼룸이나 유니트에서 알 수 없는 정보들은 태블릿PC를 통해 알 수 있다. ‘애플스토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전자기기존에서 VR(가상현실)로 단지 내부나 주변환경을 보다 현실감 있게 볼 수 있다. 고급 테라스와 카페테리아, 아이들 전용 놀이공간 등 상담공간이나 휴식공간도 업그레이드했다.

아파트를 팔기 위한 목적으로 만드는 모델하우스는 그동안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게 목표였다. 작은 공간속에 많은 사람들을 몰아넣다보니 시장판이나 다름없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e편한세상 모델하우스는 정보 전달을 위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갤러리 같이 차분한 느낌을 주는데 집중했다”며 “내방객들이 공간 구성과 상품특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따라 모델하우스도 진화

대림산업이 모델하우스에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한 것은 ‘C2하우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C2하우스는 e편한세상만의 기술, 상품, 디자인과 철학을 집약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주거 플랫폼이다. 공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도록 한 가변형 벽체, 신발장에도 유모차 자전거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한 공간설계, 안방대신 주방옆에 마련한 원스톱 세탁존, 주방 내 콘센트 확대 등 소비자들의 변화한 생활방식을 반영했다. 별도의 체험존, 갤러리 같은 분위기, VR체험 등을 통해 C2하우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대림산업은 기대했다.대림산업은 브랜드 인지도 향상도 기대하고 있다. 예술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잘 알려진 이해욱 회장이 이같은 변화를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30여년간 모델하우스는 많은 사람에게 개략적인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데만 집중했다”며 “다른 대형 건설회사들도 자극을 받아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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