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최악인데…청년정책 '자화자찬'한 이목희·이재갑

입력 2019-05-15 17:40  

현장에서

김익환 경제부 기자



[ 김익환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정보기술(IT) 업체 인라이플.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20~30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었다. 활기 넘치는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32세다.

잠시 후 이목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사진 오른쪽 첫 번째)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두 번째)이 이 회사를 방문했다. ‘청년일자리 대책 이행점검 현장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인라이플이 간담회 장소로 선정된 것은 정부의 대표적 청년일자리 사업인 ‘청년추가고용장려금’과 ‘청년내일채움공제’ 혜택을 받아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청년 130명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밝은 기운은 간담회로도 이어졌다. 이 장관은 “청년(15~29세) 고용률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청년 취업자가 늘고 있다”며 “고용지표 가운데 가장 개선되는 것이 청년지표”라고 자평했다. 지난달 청년 고용률이 42.9%로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오르고 청년 취업자 수가 4만8000명 증가한 것에 근거한 발언이다.

이 부위원장은 “일자리 문제 해결의 가닥이 잡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자리 정책 수장들의 발언은 현장의 체감과는 온도차가 컸다. 이날 나온 4월 고용동향만 봐도 그렇다. 지난달 청년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은 25.2%로 전년 동월보다 1.8%포인트 올라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청년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사실상 실업자라는 얘기다. 청년층 실업률은 11.5%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이 나쁜 지표에 대해선 이날 이 부위원장과 이 장관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정책 등의 성공사례 발표도 했다. 두 가지 일자리 대책이 청년 고용난을 다소나마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이들 정책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 지원기간이 최대 3년인 만큼 지원이 끊기면 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하지 않거나 청년들이 이직할 수 있다는 우려다. 간담회에선 이런 우려와 걱정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 정부 지원이 들어간 정책 성과만 자화자찬하고 나쁜 지표에는 눈감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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