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평양냉면 한 그릇=비빔면 15개"…냉면 먹으러 간 서민은 웁니다

입력 2019-05-16 11:33  


국내 유명 평양냉면집들이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물냉면과 비빔냉면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여름철 대표적인 서민음식 중 하나로 꼽히는 냉면 가격 인상 탓에 소비자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위치한 A식당은 최근 성수기를 앞두고 대표 메뉴인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가격을 각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2011년 초 이 식당의 냉면 가격은 1만원이었다. 약 8년 만에 40%가 오른 셈이다. 이 식당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미국 워싱턴DC에 분점이 있다.

다른 냉면 전문점인 을지로의 B식당은 최근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가격을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렸다. 또 다른 유명 평양냉면집인 송파구 방이동의 C식당은 이보다 앞서 대표 메뉴인 평양냉면의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인상했다. 메밀 100%를 사용했다는 이 식당의 순면 한그릇 가격은 평양냉면보다 더 비싼 1만7000원이다.

서울 마포구에 본점이 있고 강남구와 경기 일산에도 분점이 있는 냉면 전문점 D 식당 역시 얼마 전 주요 냉면 가격을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인상했다. 회사원 한상훈 씨(39·마포)는 "얼마 전 을지로의 유명 평양냉면집에 갔다가 메뉴판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비빔면 1개 가격이 900원인데 냉면 한 그릇이 1만4000원이면 너무 비싼 것 같다"고 했다.

연초부터 외식물가는 계속 뛰고 있다. 실제 맥도날드·버거킹·롯데리아의 3대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각각 대부분 제품에 대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써브웨이도 지난 2월 가격을 올렸다.

외식물가 상승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2019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39개 외식 품목별 물가상승률을 보면 치킨이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하며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죽 가격도 3월에 이어 2달 연속 8.8% 상승률을 보였다.

이외에도 김밥 가격이 5.9% 상승했고 떡볶이, 된장찌개 백반, 자장면, 구내식당 식사 가격이 각각 5.9%, 4.0%, 4.0%, 2.7% 올랐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물가 상승률이 1.0% 미만인 외식 품목은 39개 품목 중 3개 품목에 불과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인건비, 원재료비 등이 오르면서 메뉴 가격에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다만 소비자 부담과 물가 인상률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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