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명희·조현아 모녀에 징역형 구형…국적기로 명품 밀수

입력 2019-05-16 15:20  

해외에서 산 명품 등을 밀수입한 혐의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과 모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70)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오창훈 판사 심리로 16일 오후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4개월에 6200여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이사장에게는 징역 1년 및 벌금 2000만원에 3200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검찰 관계자는 "두 피고인은 국적기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밀수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법적인 절차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이런 잘못을 저지른 점 깊이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이사장도 "이 미련한 사람의 부탁으로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이 자리에 함께 오게 됐다"며 "우리 직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한 뒤 울먹였다. 그는 이어 "모르고 지은 죄가 더 무겁다고 했다"며 "이런 게 죄가 된다는 것을 알게 해준 수사관님과 검사님께 감사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없을 것"이라며 죄송하다는 말을 3차례 반복했다.

이들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광장 소속 변호사도 "검찰이 기소한 내용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 모녀의 밀수 범죄에 가담한 대한항공 직원 2명도 이날 함께 재판을 받았다. 이들 대한항공 직원 측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로 관대한 처분을 해달라"고 판사에게 호소했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직원들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명품 의류와 가방 등 시가 89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205차례 대한항공 여객기로 밀수입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이사장도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한항공 해외지사를 통해 도자기·장식용품·과일 등 37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여객기로 밀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4년 1∼7월 해외에서 자신이 직접 구매한 3500여만원 상당의 소파와 선반 등을 마치 대한항공이 수입한 것처럼 허위로 세관 당국에 신고한 혐의도 받았다.

한편 조 전 부사장 모녀와 같은 혐의로 세관 당국에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6)는 혐의 없음으로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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