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헬스케어 빅뱅
북유럽 국가서 사업 추진"
[ 박상익 기자 ] 셀트리온이 U(유비쿼터스)헬스케어 사업의 청사진을 내놨다. 인공지능(AI), 원격진료 등을 기반으로 바이오 e커머스 플랫폼 사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10년간 1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16일 인천시청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헬스케어 사업 전반에 활용 가능한 플랫폼 개발 및 의료 데이터, AI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다. 환자, 진료, 처방, 유통의 과정을 4차 산업과 연계한 바이오 e커머스 플랫폼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셀트리온은 의료 빅데이터 수집 및 활용 사업에 4조원을 투자한다. 맞춤형 진료 및 정밀 진료에 필요한 의료 진단기기의 개발 및 생산에도 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바이오 e커머스 플랫폼이 완성되면 셀트리온의 헬스케어 사업 폭이 크게 확장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셀트리온이 헬스케어 사업 확대에 나선 것은 선진국이 겪고 있는 고령화와 의료 재정 부담 때문이다. 노화로 인한 각종 질병은 치료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관찰 및 간병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의료비 증가로 이어진다. 서 회장은 “U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2년 전부터 북유럽 국가와 협의하고 있다”며 “유럽 많은 나라의 장관이나 총리가 점점 늘어나는 헬스케어 예산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줄일 수 있는 원격진료 체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이 필요하거나 대형 진단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환자가 아니라면 어디서든 원격 진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간호사도 왕진 갈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집에서 환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소형 진단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과제다. 여기에 10조원을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 서 회장의 구상이다.
한국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2000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다. 원격의료가 국가와 가정의 재정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의료계 등에서 오진 가능성과 대형병원 등으로의 쏠림현상 우려 등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U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한 뒤 원격의료가 허용된 국가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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