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315일 만에 석방' 리비아 피랍 한국인 "文 대통령·국민께 감사"

입력 2019-05-17 13:36  



리비아 무장단체에 피랍됐다 315일 만에 석방된 한국인 주모 씨(62)가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주 씨는 16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 현지 공관에 도착한 후 "대통령님과 우리 국민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17일 "주 씨가 자신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한 것 같아 죄송해 했다"고 전했다.

주 씨는 지난해 7월 6일 리비아 남서부 자발 하사우나 소재 수로관리회사인 ANC 캠프에서 필리핀인 3명과 함께 무장괴한 10여 명에게 납치됐다. 주 씨는 피랍 315일 만인 지난 16일 오후 무사히 석방됐다.

주 씨는 현재 현지 공관 보호 아래 UAE 아부다비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 장기간 인질 생활로 인해 몸이 야위었고 10개월 넘는 기간 수염을 전혀 깎지 않아 상당히 덥수룩한 상태였지만 주씨는 현지 병원에서 1차 검진 결과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주 씨가 "빛이 차단된 폐쇄공간에 오래 갇혀 있어서 시력이 안 좋아졌다"고 언급한 만큼 귀국 후 추가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오는 18일 귀국 예정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주 씨의 석방 소식을 전했다. 청와대는 주 씨의 피랍 석방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고 설명했다.

정 국가안보실장은 "2월 말 서울에서 개최된 한·UAE 정상회담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이 석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했다"며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도 모하메드 왕세제에게 특별히 협력을 요청해 UAE 정부가 사건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 국민이 안전하게 귀환하는 성과를 끌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정부는 이번 기회를 빌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제3국 민간 선박 피습사건은 '선박의 자유항행이 보장된 공해상의 불법적 무력사용 행위'로써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정부는 위험지역 체류 국민에 대한 안전계도 활동을 강화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UAE에까지 협조를 요청해 사태 해결에 노력한 것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정부의 기조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정 실장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 외교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워낙 관심이 많았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여러 나라와 협의도 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아프리카 가나 근해에서 우리 국민 3명이 해적에 납치됐을 때도 청해부대 파견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을 최대한으로 기울이라고 지시한 바 있다.

당시 납치됐던 국민 3명은 한 달 뒤에 석방됐다.

다음은 청와대 브리핑 전문

우리 정부는 피랍사건 발생 직후 외교부와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범정부 합동 TF’를 구성하여 리비아 정부는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우방국 정부와 공조하여 인질 억류지역 위치 및 신변안전을 확인하면서 석방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지난 2월 말 서울에서 개최된 한·UAE 정상회담에서 모하메드 왕세제가 문재인 대통령께 우리 국민이 석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한 것을 계기로, UAE 정부가 사건해결에 적극 나서면서 우리국민이 안전하게 귀환하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우리국민을 납치한 세력은 리비아 남부지역에서 활동하는 범죄 집단으로 확인되었으며, 납치경위와 억류상황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주씨는 우리 정부에서 신병을 인수하여 현지 공관의 보호 하에 UAE 아부다비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으며,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현지 병원에서 1차 검진 결과,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귀국후 추가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정부는 우리국민 무사귀환을 위해 힘쓴 우방국 정부에 감사를 전하며, 특히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주씨 석방에 결정적 역할을 해준 UAE 정부와 모하메드 왕세제께 우리 정부와 문대통령의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

정부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행위는 국제사회에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반인도적 범죄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또한, 정부는 이번 기회를 빌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제3국 민간 선박 피습사건은 ‘선박의 자유항행이 보장된 공해상의 불법적 무력사용 행위’로서 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앞으로, 정부는 위험지역 체류 국민들에 대한 안전계도 활동을 강화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여 유사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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