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SNS에서 수백만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경제적 가치 역시 인기 스타 못지않다. 인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의 팬덤은 아이돌에 버금간다. 이들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입덕'을 부르는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수많은 아이돌과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원조는 박진영이 이끌었던 SBS '영재육성프로젝트'가 아닐까. 메이다니는 11살의 나이에 '영재육성프로젝트' 지원자 10만 명 중 1위로 뽑혀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 됐다. 이후 YG엔터테인먼트로 옮겼지만 결국 데뷔는 다른 회사에서 2009년 만17세에 할 수 있었다. 메이다니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연습생들 꿈꾸는 많은 사람들과 궁금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조언을 해주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어릴 적 연습 영상과 일상 모습도 공개하면서 소통하고 있다.
▲ 오디션 스타에서 유튜버가 돼 돌아왔어요. 간단하게 채널을 소개해 줄 수 있나요?
기본 콘셉트는 음악이에요. 노래를 불러서 올리기도 하고, 그동안 방송을 통해 보여드리지 못한 제 가벼운 일상들도 올리고 있죠. 그리고 11살부터 지금까지 음악을 해오면서 걸어왔던 길을 언니의 입장에서 '썰'을 풀고 있고요. 요즘 아이돌들이 워낙 인기가 많다보니 아이돌을 꿈꾸고 연습생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잖아요. 그들에게 제가 겪은 일들을 말해주고 싶더라고요.
▲ 사실 원조 유튜브 스타잖아요. 알리샤키스의 'IF I AIN'T GOT YOU'를 부른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었는데, 그런 경험들이 유튜브 채널 개설에 영향을 미쳤나요?
그 영상이 대단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맞는데 유튜브를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이어지진 않았어요. 유튜브를 개설한 건 2015년인데 본격적으로 올린건 2017년 겨울 정도부터에요. 원래는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짧은 영상을 같이 업로드하는 정도였어요. 그러다가 악동뮤지션의 '다이너소어'라는 노래가 좋아서 직접 불러보고 싶더라고요. 그 라이브 영상이 유튜브 검색 상위에 올라서 구독자가 1000명이 한꺼번에 늘었어요. 사람들의 유입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걸 보니 '인스타그램보다 이게 낫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라이브를 하는데 음질을 좋게 해달라고 하셔서 녹음도 따로 하게 되고요.
▲ 콘텐츠가 커버곡 공개에서 고민상담, 일상공개까지 점점 확장된 케이스인데요.
처음엔 유튜브가 수익이 창출되는 구조인지도 모르고 시작했어요.(웃음) 그런데 커버만 하기엔 제가 회사의 서포트를 받는 것도 아니고, 저작권 때문에 수익은 나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퀄리티가 떨어지는 영상을 올리는 건 자존심이 상하고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그래서 다른 영상도 올리게 됐어요. 물론 팬들의 요청도 있었고요. 리뷰를 하거나 썰을 푸는 건 재밌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SNS같더라고요. 같이 소통하고, 봐주시는 분들도 늘어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 메이다니 씨도 구독자 수나 조횟수를 의식하나요?
그럼요. 엄청(웃음). 구독자수가 생각보다 더디게 늘어서 '이게 정말 힘든 거구나' 느껴요. 그래도 함께 소통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껴요. 나중에 나를 믿고 콘서트, 팬미팅에도 와주실 분들이구나 기대감도 품게 되고요.
▲ 메이다니 씨의 유튜브 활동에 관심을 집중 시킨 파트는 아무래도 '썰'을 푸는 영상 같아요. "팀장의 횡포 때문에 나왔다", "부모의 재력으로 연습생들을 차별했다" 등의 방송 이후 전 소속사에서 연락을 받진 않았나요?
그런 적은 없어요. 2016년부터 회사 없이 저 혼자 활동해왔어요. 방송 활동도 쉽지 않더라고요. 이젠 활동에 방해를 받는다거나 이런 두려움도 사라진 거 같아요. 이걸 처음 시작할 때부터 '솔직하게 다 말해야지'란 생각으로 했어요. 너도 나도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이 걱정이 되기도 했고요.
▲ '데뷔를 하려면 부모님이 세면 안된다' 이런 말들도 했어요. 이 역시 경험담인가요?
어릴 때 그런 원망들을 했어요. 저희 부모님이 저를 아끼는 마음에 저를 가로 막았다고 생각했죠. 여기저기서 '안그래도 말 많은 연예계에 너희 부모님이 너무 세서 안된다'라는 말도 많이 들었거요. 간섭하지 말라고, 부모님 때문에 다 망했다고 울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 저를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걸 알 거 같아요.
▲ YG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를 앞두고 중학교 3학년에게 38kg까지 감량을 강요하고, 커피도 먹였다고 했는데요. 연습생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실력에 대한 자존감이 바닥을 치게 됐어요. 연습생은 들어온 순서대로 선후배가 되는데, 나중에 들어온 연습생이 저에게 인사를 안하니까, 회사 높은 분이 저를 불러서 '먼저 인사해라, 그런게 너도 좋을거다'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명품을 선물해주던 다른 연습생 부모님들과 비교되는 상황도 발생하고요. 저희 부모님이 '이것밖에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런 얘기까지 하시고. 변해가는 매니저 분들과 선생님들의 태도를 느끼면서도 일본에 보내준다는 말에 버텼어요. 그런데 언니까지 연습생에서 잘리니까, 여기서 성공해봤자, 일본에 가봤자 우리 엄마와 언니에게 상처가 클텐데, 나 혼자 잘되자고 그럴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 이제 유튜브를 통해 메이다니 씨가 하고 싶은 건 다 하는 느낌이에요.
약간 그런게 있어요. 주변에서 '안타깝다'고 해주시는데, 그 역시 저에겐 스트레스가 됐어요. 굳이 TV에 나가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가수 활동을 하기 위해선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나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게 거쳐야할 노선인 건 아는데, 무조건 해야한다는 생각은 버렸어요. 지금 이렇게 저만의 든든한 지지자들과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이젠 두려움이나 불안함도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 아이템 구성부터 편집까지 모두 메이다니 씨 혼자 하는 건가요?
네. 처음엔 휴대전화로 찍기 시작했어요. 편집도 찾아보면서 제가 직접 자막도 넣고, 화면 전환도 하고, 로고도 박고요.(웃음) 그런데 어느날 제가 너무 열심히 했나봐요. 이것저것 효과를 넣었더니 댓글로 '너무 어수선하다. 편집자 바꿔라' 이러시더라고요. 제가 편집자라고 말도 못하고. 그래서 편집을 도와주실 분을 소개를 받았는데, 말이 꼬이거나 횡설수설 하는 부분들을 보여드리는 것도 부담스럽고, 위험하다 싶은 발언이나 이런 것들은 직접 편집하는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2~3분 분량의 Q&A 코너만 짧게 편집을 부탁하고, 나머지는 제가 하고 있어요. 10분 정도 영상인데 편집만 9시간씩 하는 것 같아요.
▲ 편집을 할 때 가장 신경쓰는 포인트는 뭘까요?
제 콘텐츠들은 예능처럼 재미를 주려는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니에요. 진솔함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지금까지 해 오면서 어느정도 포맷이 잡혔는데, 이런 부분들을 이어가고 싶어요.
▲ 아이템을 촬영하고 공개하는 순서는 어떤 식으로 정하나요?
일주일에 2~3개 정도 꾸준하게 올린다는 목표로 그때그때 맞춰서 하는 것 같아요. 아이템은 생각날 때마다 기록을 해놓아요. 촬영은 20분, 길면 40~50분 정도 걸리는데 그걸 10분 안팎으로 만들어요. 공개할 땐 구독자분들 피드백도 봐요. 댓글이 줄면 '왜 그럴까' 고민하고, 구독자 수가 떨어지면 이탈을 막기 위해 또 고민하죠.(웃음) 그래도 결론은 꾸준한 소통 같아요. 그래서 실시간 채팅도 시작했어요.
▲ 유튜브를 하면서 도전하고 싶은 목표나 새로운 꿈이 생겼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구독자 수가 올라가는 걸 보면서 '10만이 되면, 100만이 되면 어떨까' 이런 상상도 해봐요. 저한테 노래 연습을 어떻게 하는지 요청하는 분들이 많아서 앞으로 그 부분을 좀 더 추가적으로 업로드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여행도 좋아하고, 저희 집에 반려 동물이 있어서 동물 관련 콘텐츠도 만들어보고 싶고요.
▲ 그동안 SNS를 여럿 운영했는데, 유튜브만의 매력이 뭐였을까요?
유튜브가 소통엔 가장 확실한 창구가 되는 거 같아요. 사진과 글, 짧은 영상으로 전달이 안되는 부분까지 전달이 되니까요. 이전까지 SNS를 하면서도 저는 잘 운영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팬들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계속 했는데, 유튜브를 통해 제가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로 소통한다는 게 정말 재밌는 일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이걸 하면서 강연도 들어오고,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는 작곡가, 작사가 분들의 연락도 받아요. 뭔가 더 많은 기회가 저에게 열리는 것 같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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