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개장·VR체험 준비 한창
[ 이선우 기자 ] 강원 속초해수욕장은 올해 여름 성수기 운영시간을 오후 9시까지 늘리기로 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해 이용객이 30% 넘게 줄어든 데 따른 조치다.
정순희 속초시청 관광과장은 “피서철이 절정에 이르는 오는 7월 27일부터 8월 10일까지 보름 동안 야간운영을 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안전요원 운영, 시설물 설치 등 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조기·야간개장 나서는 해수욕장
5월 때 이른 폭염에 7~8월 여름 성수기 피서객 유치를 위한 전국 주요 해수욕장과 관광지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해 7~8월 내내 이어진 폭염으로 이용객이 줄어 적잖은 타격을 입은 곳은 물론 특수를 누린 곳들도 앞다퉈 폭염 대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이용객이 50만 명가량 증가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올해 야간개장 기간을 17일로 늘렸다. 7월 26일~8월 11일 밤 9시까지 운영하는 해운대해수욕장은 지난해 폭염이 길어지자 당초 보름이던 야간개장 기간을 이틀 연장했다.
문준태 해운대구청 주무관은 “야간 이용객이 늘면서 달빛바다 소극장, 밤바다 보물찾기 등 다양한 야간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은 개장 시기를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6월 1일부터 손님을 맞는다. 7월 27일~8월 10일 보름 동안은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관광지·해외여행도 탈(脫)폭염이 대세
지난해 폭염으로 특수를 누린 관광지들도 ‘탈폭염 여행지’ 이미지를 강조한 대대적인 홍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7월과 8월 역대 최다인 50만 명이 찾은 광명동굴은 동굴탐험, 롤러코스터, 클라이밍, 광산 등 4종의 가상현실(VR) 체험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8월 초 동굴 야외에서 공연과 물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쿨서머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강원 태백은 해발 700m 고지대에 있어 한여름 평균 기온이 3~4도 낮은 지리적 이점을 강조한 홍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7월 20일부터 보름 동안 열리는 한강·낙동강 발원지 축제는 공연과 야시장, 먹거리 장터 등 야간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해외여행도 탈폭염이 여행지 선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 등은 이 같은 변화에 맞춰 7~8월 서늘한 날씨가 이어지는 호주, 뉴질랜드 외에 러시아, 몽골 등 탈폭염 여행상품 기획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상 하나투어 팀장은 “해발 1500m 고지대에 있어 연평균 기온이 15도인 베트남 남부 달랏은 지난해 폭염을 피해 서늘한 날씨 속에 휴가를 보낼 수 있는 탈폭염 여행지로 알려지면서 6월부터 전세기 직항편이 운항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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