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사업의 완료로 올해 성장성은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국내 사업의 성장세로 매출이 급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조송만 누리텔레콤 대표이사는 지난 16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해외 매출이 일시적으로 주춤하더라도 저압 지능형 검침 인프라(AMI) 무선시장 주도 및 스마트시티 등 정부 정책에 기반한 사물인터넷(IoT) 사업 참여로 국내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요 종속회사인 모임스톤 역시 인터넷전화기(VoIP) 기존 사업 외에 한전 스마트미터 신규 매출로 지난해보다 성장할 것으로 봤다.
#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종료로 실적 주춤…해외 수주 늘린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903억8500만원, 영업이익 173억3300만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사업인 노르웨이 소리아(SORIA) 프로젝트가 지난해 상반기 실적에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지난 1월말 완료되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동기보다 부진했다.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86억9700만원, 영업이익은 11억4600만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34.9%, 76.4% 감소했다.
조 대표는 "해외 수주 잔고가 줄어든 상태에서 1분기는 흑자를 낸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과 반대로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해외 수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유럽 지역은 올해 초 마무리한 노르웨이 소리아 프로젝트가 마지막 구축사업이었다"며 그러나 "구축 후 내용연한이 10년으로, 올해부터 교체시장이 시작된다"고 했다.
누리텔레콤은 예테보리 프로젝트 구축 실적이 있는 스웨덴 입찰에 이미 참여했다. 다양한 기술과 사업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입찰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베트남, 파키스탄 등 아시아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다양한 지역으로 해외 마케팅을 추진하기 위해 해외 영업 담당 임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 국내 사업 저압AMI 무선사업 지속…스마트시티 등 신규 사업도 추진
국내 사업에서는 저압 AMI 무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누리텔레콤은 최근 SK텔레콤과 약 300억원 규모로 저압 AMI용 LTE 무선모뎀 단가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된다. 이 회사는 올해 400만 호 중 무선 방식으로 추진되는 120만호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저압 AMI 사업은 2021년까지 추진되며 2018년까지 도입율 34%(누적 780만호)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시장규모는 2250만호로 올해 400만호, 내년 520만호, 2021년 550만호 대상으로 추진한다. "2021년까지 설치해도 사업이 끝나는게 아니다. 교체 물량은 계속 나오고 신규 물량도 계속 생겨서 줄거나 없어지는 시장이 아니다"라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누리텔레콤은 에너지 신산업으로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와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 대표는 "가상발전소는 태양광 풍력 등 여러 방법으로 생산된 전기와 절약으로 남는 전기 등 분산된 전기를 소프트웨어로 통합해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며 "5KW급 발전소가 100개 있는 걸 소프트웨어로 묶어주면 500KW급 발전소가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요에 맞춰 공급도 하고 전기가 남을 때는 ESS에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누리텔레콤은 스마트시티 사업 중 에너지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태양광, 연료전지, 전기차, 열공급원 등 스마트시티를 구성하는 다양한 에너지발전원을 통합 관리하고 이를 거래하는 VPP와 같은 플랫폼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나주 동신대학교에는 태양광, 연료전지 등으로 구성된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했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소규모 전력망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원과 ESS가 융복합된 차세대 전력 체계를 의미한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태양광 발전과 ESS로 구성해 누리텔레콤의 AMI와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으로 통합 관리하고 있다. 순천만은 이를 통해 에너지발전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력공급방식이 향후 분산전원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관련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기존 구축형 사업구조, 서비스형 전환 추진…꾸준한 실적 추구
누리텔레콤은 프로젝트성 구축형 사업인 현재의 사업구조를 '매출 기복을 줄이고 이익률 개선'을 위해 향후 2~3년내에 '서비스형'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아직 AMI쪽에서 시도하는 업체가 없지만 우리가 먼저 시도하면 큰 제한없이 받아들여질 것 같다"며 "이미 노르웨이 소디아 프로젝트도 형태는 구축형이지만 내용은 서비스형으로 만들어, 27개 전력회사가 시스템을 공동으로 이용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다른 나라에는 소규모 발전회사가 많다. 이들 회사 모두가 각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똑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어렵다. 소규모 발전회사가 하나의 시스템을 공동으로 이용하게 하고, 월 이용료를 받으면 발전회사는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누리텔레콤은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윈윈'이라는 설명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서비스로 상당한 돈을 벌어들이는 것처럼 기업이 지속적으로 꾸준한 매출과 이익을 내는데는 서비스형이 정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누리텔레콤은 나노소재 사업을 하는 자회사 누리비스타의 실적도 하반기에는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누리비스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 적용되는 페이스트(Paste) 소재와 방열 및 발열 소재로 사용 가능한 탄소나노튜브(CNT)와 그래핀을 이용한 카본 페이스트 소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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