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역그립 아이언샷' 연습…똑바로 멀리치는 '외계인 샷' 비결

입력 2019-05-20 17:32  

왼손을 오른손 밑으로 잡아
정확한 릴리스 만드는 효과



[ 김병근 기자 ] 브룩스 켑카의 장타는 ‘괴물급’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비거리 서열이 시즌 14위(309야드)다. 더 놀라운 건 그렇게 멀리 날리고도 ‘정확히’ 친다는 점이다. 퍼팅을 돕는 아이언샷이 무엇보다 정교하다. 지구상 남자 골퍼 중 으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2019시즌 그의 그린 적중률은 71.35%로 전체 9위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그의 그린 공략 성공률은 73.61%로 전체 1위다. 이 적중률이 발목까지 잠기는 긴 러프와 폭이 20야드 안팎에 불과한 ‘개미허리’ 페어웨이에서 만들어 낸 수치라는 게 경이롭다. 켑카는 56회 티샷을 해 24번 페어웨이를 놓쳤지만(페어웨이 안착률 44위) 그린엔 가장 많이 공을 올려놨다.

티샷 거리가 나는 만큼 주로 웨지샷 거리가 남다 보니 정확도가 높다는 이점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러프가 긴 메이저 코스에서 풀 속에 잠긴 공을 강한 힘으로 찍어 떠내는 ‘가우징(gouging)’ 힘이 있지 않고는 어려운 경지라는 평가다. PGA 투어에서 드라이버 정확도보다 웨지, 아이언 정확도를 더 쳐주는 것도 그래서다. 켑카는 “하루 10시간 스윙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과 유연성을 동시에 유지한다”고 했다.

정교한 아이언샷 비결은 힘 외에도 대략 두 가지가 더 꼽힌다. 완만한 다운스윙(긴 임팩트 구간)과 회전을 최소화하는 손목 절제다. 왼손목이 백스윙톱에서부터 굽혀진 상태로 내려오는 형태적 특징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비결 중 하나로 일부에선 퍼팅에서 주로 쓰는 ‘역그립(왼손을 오른손보다 내려잡는 것)’ 연습을 꼽기도 한다. ‘릴리스 타이밍’을 좋게 해 줘 아이언 클럽헤드가 너무 일찍(훅), 또는 너무 늦게(슬라이스) 릴리스되는 것을 막아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이다. 켑카의 스윙코치인 피트 코웬은 “켑카는 워낙 몸의 회전속도가 빠르다 보니 클럽헤드가 이를 못 쫓아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연습으로 릴리스가 좋아져 샷 정확도가 높아졌다”며 “켑카가 가장 좋아하는 연습”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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