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高)관세 압박 근거 될 수도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이 지난해 사상 최대인 1389억유로(약 180조6000억원)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 호황과 유럽 경제 둔화의 영향이다. 대규모 무역흑자는 EU 제품에 대한 고(高)관세 부과를 주장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세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EU는 미국에 4065억유로(약 528조5000억원) 어치를 수출하고 미국으로부터 2676억유로(약 347조9000억원) 어치를 수입했다. 지난해 미국은 EU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었고, 두 번째로 큰 수입 대상국이었다.
유로스타트는 지난해 EU의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지만 수입은 증가폭이 훨씬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EU의 대미 수출은 2017년에 비해 8% 증가한 반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수출 증가폭의 절반에 불과한 3.9% 늘어나는데 그쳤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EU에 대해 이 같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 등으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올 11월부터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지난 17일 밝혔다. EU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보복 관세 대상 품목을 선별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U 회원국 가운데 지난해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자동차 수출이 많은 독일이었다. 수출액이 1140억유로로 EU 전체의 4분의 1 이상(28%)을 차지했다. 미국산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영국(550억유로)으로 EU의 전체 대미 수입액의 20%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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