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키워드]"안방에서 빨래하고 씨름하지 마세요"

입력 2019-05-21 10:03  

안방 발코니, 세탁 또는 건조공간 되버려
안방에 발코니 없는 설계 속속 늘어
거실에는 가드닝 가능한 발코니 설계 도입




"발코니 확장 꼭 해야 하나요", "안방에 침대 하나 들어가면 끝이겠는데, 옷장을 어떻게 배치해야하지?"….

새 아파트를 미리 보여주는 모델하우스에서 들리는 흔한 대화들이다. 발코니 확장이 보편화되면서 생긴 고민이기도 하다. 발코니 확장이 본격화된 건 2006년부터다. 2006년 도입된 ‘공동주택의 발코니 설계 및 구조변경 업무처리 지침’에 따라 발코니는 1.5m 이내에 확장이 합법화됐다. 시행된지 13년이 지나면서 발코니 확장은 보편화됐고, 확장공사 비용을 아파트 계약과 동시에 진행하는 건 당연시됐다.

문제는 발코니 확장 공간의 선택이 없다는 점이다. 대피공간으로 필요한 발코니 공간을 안방으로 내는 게 보편화됐다. 그렇다보니 안방 발코니는 세탁공간, 빨래 건조공간, 실외기 공간 등이 됐다. 특히 세탁과 건조공간이 분리된 경우는 최악의 동선이 나온다. 뒷 베란다에서 돌린 빨래를 주방, 거실, 안방을 거쳐 안방의 발코니에서 널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남향으로 배치된 구조다보니 뒷 베란다에 빨래를 널게 되면 잘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일부 건설사나 단지에서는 '안방을 안방답게' 설계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안방의 발코니를 과감히 없애고 방의 기능만 온전히 하도록 했다. 벽에 기대는 가구배치가 가능하다보니 공간 활용도 다양해졌다.

코오롱글로벌은 분양중인 '신흥역 하늘채 랜더스원'에는 안방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우선 안방에 흔히 들어가는 발코니를 자녀방으로 뺐다. 또한 안방과 후면방을 분리형 혹은 일체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옵션을 뒀다. 이른바 '안방통합형(안방+침실2)' 옵션이다. 이 옵션은 무상선택이어서 계약자들의 취향에 맞게 선택만 하면 된다. 해당평면은 전용 59㎡A-1·2·3과 74㎡A-1, 84㎡A-1·2다.

대림산업이 분양중인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에도 안방 활용을 극대화한 평면이 있다. 주로 판상형의 구조에서 안방을 넓힌 설계가 나왔다. 전용 59㎡A, 74㎡A·C·D, 84㎡A·D·E 등이다.

대림산업은 지난달 선보인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맞춤 주거 플랫폼 'C2 하우스'를 발표하면서도 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상 안방 전면에 배치되었던 실외기실을 후면 배치해 소음을 차단하고 기존의 발코니 공간까지 확장한 설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안방의 가구 배치가 쉽고 채광까지도 개선되는 효과가 더해졌다.

반대로 발코니를 더하는 설계도 등장했다. 롯데건설이 길음1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롯데캐슬 클라시아'에서다. 전체 2029가구에서 637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롯데건설은 모델하우스의 전용 84㎡B형에 발코니를 더한 '캐슬홈가든'을 꾸며놨다. 거실 발코니 사이에 공간을 두는 구조다.

캐슬홈가든은 실내에서 화초를 키우거나 작은 정원을 가꿀 수 있는 공간이다. 최근 늘어나는 반려동물과의 생활에 있어서도 발코니는 필요한 공간이 됐다. 발코니 확장을 하되 별도의 발코니 공간을 따로 뺐다. 거실과 홈가든은 통유리로된 슬라이딩 창호가 구분하게 된다. 거실 전면에는 3개의 창호가 들어가는 셈이다. 수요자들의 선택에 따라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롯데건설이 2017년부터 내놓은 인테리어 스타일인 아지트(AZIT) 프로젝트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 아파트는 분양을 받아 실거주와 투자용를 동시에 만족시키려다보니 획일적인 선택들이 많았다"면서 "이제는 주택시장이 실거주자를 중심으로 변하다보니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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