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5년 수익률 21.1%
자산 65% 해외 분산투자 효과
업계 평균인 8%보다 웃돌아
[ 임현우 기자 ] 대한민국 국민 여섯 명 중 한 명꼴로 가입한 변액보험. 저금리 시대에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매력이 있지만, 잘못 굴리거나 금방 해지하면 큰 손실이 나기도 해 많은 민원을 몰고다니는 보험상품이다. 변액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22개 생명보험회사의 장기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업체별로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액보험 수익률 성적표 보니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보험사별 변액보험펀드 5년 총자산수익률 1위는 미래에셋생명(21.1%)이었다. 그 다음은 메트라이프생명 17.7%, DGB생명 13.1%, KDB생명 11.9%, IBK연금보험 11.7%, 푸본현대생명 11.6%, 라이나생명 11.1%, 교보생명 10.8%, 푸르덴셜생명 10.6%, 삼성생명 10.1% 등의 순이었다.
국내 생명보험업계 ‘빅3’인 삼성·한화·교보생명에 비해 외국계와 중하위권 업체들이 수익률 면에서 약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일수록 안정을 중시하는 보수적 성향의 가입자가 많다는 점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일하게 5년 수익률 20%대를 기록한 미래에셋생명은 ‘해외 분산투자’에 집중한 게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전체 변액보험 자산의 65%를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업계 평균 해외 투자 비중(8%)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부문 대표는 “업계 최초로 자산관리를 전문가가 대신 해주는 일임형 상품(글로벌 MVP 펀드)을 내놓는 등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한 것이 높은 수익률로 이어졌다”고 했다.
“일찍 깨려면 가입하지 말아야”
지난 몇 년 동안 생명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회계상 부채 부담이 작은 변액보험 영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았다. ‘보험’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긴 하지만 손실이 나면 고스란히 가입자가 책임져야 하는 상품 구조 때문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적립금)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을 얻는 실적배당형 보험상품이다. 쉽게 말해 보험과 펀드를 결합한 방식이다. 지난해 4분기 증시 급락 등의 영향으로 변액보험 수익률이 부진해지면서 보험사들은 올 들어 영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펀드에 투자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해지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원금)에 도달하기까지 통상 5~10년 정도 걸린다. 하지만 10년 이상 유지하면 소비자에게 유리한 면이 많다. 사업비가 일반 펀드 등의 수수료보다 적어질 수 있어 수익을 내는 데 유리하고, 세제상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장기 상품인 만큼 단기 수익률에 흔들리지 말고 3~5년 이상의 장기 수익률에 관심을 둬야 한다”며 “수시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이 변액보험과 관련한 민원을 줄이기 위해 22개 생명보험사 고객센터에 배치한 전문 상담원인 ‘변액보험 펀드주치의’의 조언도 활용할 만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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