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CJ ENM·제이콘텐트리 매출은 느는데…콘텐츠株 '상각비용 부담'에 발목

입력 2019-05-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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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드라마 방영 전 수출 늘자
수백억 제작비 상각시점 앞당겨져
수익성 악화에 주가도 부진

"추후 이익 증가 속도 빨라질 것"



[ 임근호 기자 ]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는 국내 방송 콘텐츠 업체들이 급증한 무형자산 상각비에 발목을 잡혔다. 질 높은 콘텐츠로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비용 부담도 커지며 수익성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CJ ENM의 드라마 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1분기 매출이 11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늘어난 무형자산 상각비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의 1분기 무형자산 상각비는 267억원으로 같은 기간 115.2% 늘었다.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0%에서 27.0%로 커졌다. 2016년 220억원→2017년 410억원→작년 750억원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하는 드라마가 늘어난 데다 TV 방영 전에 해외 수출이 이뤄지면서 상각 시점이 앞당겨진 영향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 제작비를 무형자산으로 계상한 뒤 18개월에 걸쳐 상각 처리한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방영되는 대작 ‘아스달 연대기’의 제작비 약 400억원도 올해 전액 상각 처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콘텐츠주도 상각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CJ ENM은 무형자산 상각비(별도 재무제표 기준)가 올 1분기 8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64% 증가했다. CJ오쇼핑과의 합병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IHQ가 1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6.4%, 제이콘텐트리는 59억원으로 39.2% 늘었다.

자체 제작 드라마가 늘고 있는 제이콘텐트리는 2017년 96억원이던 무형자산 상각비가 지난해 246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7.9%에서 6.8%로 떨어졌다.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42.2% 올랐지만 올해는 13.3% 하락했다. IHQ와 제이콘텐트리는 올해 각각 16.9%와 16.6% 올랐다. 하지만 최근 1년간 등락률은 3.3%와 -25.5%로 저조한 편이다.

다만 무형자산을 빨리 상각한 덕분에 앞으로 매출보다 이익이 더 빨리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무형자산 상각이 끝난 콘텐츠는 추가 매출이 발생할 때 비용 인식 없이 바로 이익으로 반영할 수 있다”며 “TV 방영 외에도 주문형 비디오(VOD)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 판로가 많아진 만큼 방영이 끝난 옛 작품 등의 판매를 통한 이익 확대 여지가 커졌다”고 말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이 1분기에 판매한 드라마 125편 가운데 120편이 과거 제작한 작품”이라며 “제작이 마무리된 작품이 쌓일수록 콘텐츠 업체의 실적 개선 폭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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