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도움 요청
타다·박근혜 정부 연계 주장도
'사회적 약자 vs 거대 자본' 프레임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정치 이슈로 번지는 모양새다. '타다 퇴출 릴레이 집회'를 열고 있는 택시업계가 정치권의 참여를 호소하면서 정치 프레임이 씌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 택시기사들을 중심으로 타다가 박근혜 정부의 특혜를 입고 성장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2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타다에 대한 규제 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타다를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나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시조합의 요구는 민주당과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 단체장에게로 향했다. 이들은 집회에 앞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민주당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진심으로 서민의 편이 돼 죽어가는 택시산업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택시조합은 지난달 25일부터 타다 퇴출 릴레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열린 집회는 7번째로 오는 28일 총 8차례의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택시업계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이지 않다. 타다의 주요 고객인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생존권을 앞세워 이익을 지키려는 택시업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택시업계가 정치 이슈를 끌어들여 공세를 높여가는 이유다.
타다의 법적 근거가 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이 박근혜 정부의 법개정 때문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는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의 렌트카를 빌리는 경우에는 운전기사의 알선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11인승 이상 렌트카와 운전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타다를 불법이라 말할 수 없는 배경이다. 법적 해석 주관부서인 국토교통부가 타다를 합법 서비스로 판단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택시업계는 해당 시행령이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개정된 것으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 취지와 달리 타다가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단서가 빠지면서 타다와 같은 편법 서비스가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일부 택시 기사들은 '타다가 박근혜 정부의 특혜를 입은 적폐 서비스'라고 주장했다. 이날 열린 타다 퇴출 집회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향한 도움 요청도 마찬가지다. 택시업계는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은 타다 불법을 불법이라 말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웅에게 자유롭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지만 그 이면에는 민주당이 소상공인인 택시기사들을 돕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이들이 "택시기사들은 이재웅을 규탄하지만 그가 무섭다"고 말한 것 역시 사회적 약자인 택시업계를 거대 자본인 타다에게서 지켜달라는 정치 프레임이 작동한 결과다.
타다 측은 이번 갈등이 정치 이슈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정치권이 나설 경우 이용자 편익이 배제될 상황에서 정치 논리만 남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타다는 다양한 논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택시업계가 '타다 퇴출'만을 요구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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