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신용 3조3000억 늘어난 1540조…증가 규모 6년 만에 최소
9분기 연속 가계신용 증가세 둔화…가계소득 증가세보다는 빨라
올해 1분기 가계빚이 6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로 증가했다. 가계 빚 총액은 1540조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증가세는 9분기 연속 둔화됐다. 다만 여전히 가계 소득보다는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을 이어갔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가계신용은 1540조원으로 지난해 말(1536조7000억원)보다 3조3000억원(0.2%) 증가했다.
1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2013년 1분기(9000억원 감소) 이후 최소치다. 정부 대출 규제 여파로 직전 분기(22조8000억원)와 지난해 1분기(17조4000억원)보다 증가분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가계신용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9%를 기록해 2004년 4분기(4.7%) 이후 최저치였다. 증가율은 2016년 4분기 11.6%를 기록한 후 이후 9분기 연속 둔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가계소득 증가율(3.9%·추정치)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1분기 가계대출은 직전 분기보다 5조2000억원 늘어 잔액이 145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2014년 1분기(4조7000억원) 이후 가장 작았다. 직전 분기(19조4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지난해 1분기(17조1000원)보다도 크게 축소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 도입 등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정책과 주택 매매거래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4만5000호로 지난해 4분기(21만3000호)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국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5만3000호(부동산114 기준)로 직전 분기(7만2000호)보다 감소했다.
업권별로 1분기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7000억원 늘어나 증가 규모가 지난해 4분기(17조2000억)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잔액은 71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7조원 늘어 직전 분기(10조8000억원)보다 증가분이 축소됐다. 오토론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조4000억원 감소해 감소세로 전환됐다. 은행권의 기타대출 감소는 2015년 1분기(1조9000억원 감소) 이후 처음이다.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역시 대출이 직전 분기 대비 3조5000억원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은 31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규제 강화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감소폭이 3조5000억원으로 직전 분기(1조1000억원 감소)보다 확대되고 기타대출이 감소로 돌아선 결과다.
판매신용은 88조2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줄었다. 증감액이 2015년 1월(1조2000억원 감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 축소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여신전문기관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서유정 한은 금융통계팀 팀장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소득 증가율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4월에 가계부채 증가세가 반등했는데 올 6월 제2금융권에 관리지표로 DSR이 도입되는 만큼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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