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은 '고객 데이터' 수집하는 곳이다

입력 2019-05-23 17:23  

공병호의 파워독서

채널전쟁

오쿠타니 다카시, 이와이 다쿠마 지음
이수형 옮김 / 청림출판



“아마존은 왜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가?” 누구든 궁금해할 수 있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온·오프라인 격전의 핵심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고 있는 오쿠타니 다카시와 이와이 다쿠마는 《채널전쟁》(청림출판)에서 격렬한 채널 전쟁의 실상을 다양한 실전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목적은 고객 행동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판촉, 가격, 상품 모두에서 고객 맞춤형 해법을 제시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 중 하나가 아마존 건전지다. 현재 미국 내 최고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풍성한 고객 정보를 확보한 기업이라면 경쟁 기업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아마존이 직접 실천하고 있는 이 방법은 전형적인 ‘채널 시프트 전략’으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온라인을 기점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하고, 다음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냄에 따라, 마케팅 요소 자체를 변혁(재정립)하는 방법이다.

채널시프트를 시도하는 기업은 오프라인 매장을 ‘판매의 장’이란 전통적인 인식에서 완전히 탈피한다. 대신 ‘고객과의 접점을 만드는 장’으로 접근한다. 저자들은 채널시프트가 “생존의 문제”라며 이렇게 말한다. “채널시프트를 기업 스스로 주도하지 못하면 경쟁 업체에 고객을 송두리째 빼앗길 수 있다. 냉엄한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온라인기업의 오프라인 진출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오랫동안 매장을 판매의 장으로 인식해온 사람들은 ‘고객과의 접점 강화’라는 목적을 간과하기 쉽다. 아직도 많은 오프라인 기업들은 채널시프트가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거시적인 전략과제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마존의 채널 전략에 부의 기회가 있다. ‘초격차 기업들의 채널전략’ ‘팔지 말고 연결하라’ 등 모두 6개 장에 걸쳐 아마존대시, 아마존에코, 조조슈트, 니토리 빈손 쇼핑, 이케아 플레이스, 아마존프레시 등 채널시프트를 시도하는 다양한 사례가 소개된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알렉사를 통한 아마존 주문이 활발해지자 지난 2월 기존 ‘아마존대시’의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마존대시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린 점에서 채널시프트의 앞날에 교훈을 주기에 충분하다.

아마존은 2016년 12월 작은 버튼 ‘아마존대시’를 일본에 선보였다. 이 버튼에는 음료, 세제, 기저귀 등의 구체적인 브랜드명이 새겨져 있었다. 2015년부터 미국에 도입된 ‘아마존대시’는 작은 버튼에 불과하지만 채널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깨버릴 정도로 파격적이다. 온라인 구매 게이트를 집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에 출현시킨 점에서다. 이제껏 구매는 온라인에 접속해야 했지만 아마존대시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 책에 소개된 사례 하나하나가 기술 변혁에 대한 교훈을 얻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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