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봇 춘추전국시대…모든 수술실 필수품 될 것"

입력 2019-05-23 17:41  

세션 - 로봇기술

"고정관념 버려야 新기술 탄생"
데니스 홍 로봇에 청중들 환호



[ 이해성 기자 ] “로봇산업과 기술을 어떻게 육성하느냐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트롱 코리아’를 만드는 관건이 될 것입니다.”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19’ 메인세션의 좌장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과 교수가 이렇게 말하자 700여 명 청중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삶의 질을 높이는 로봇기술’을 주제로 한 메인세션에선 미국 최초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찰리’를 만든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 국내 최초 로봇수술을 집도한 나군호 연세대 의대 비뇨의학과 교수, 국내 반려로봇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전동수 토룩 대표가 강연했다.

홍 교수가 직접 개발한 기상천외한 로봇 동영상을 연이어 선보이자 청중의 탄성과 폭소가 터졌다. 그는 “로봇을 빨리 갈 수 있게, 무거운 것을 들 수 있게 마음껏 고장 내 보라고 학생들에게 시킨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개발정보를 공개한 오픈소스 휴머노이드 ‘다윈’, 방사능 유출 등 중대사고 현장에 투입되는 휴머노이드 ‘토르’ 등을 소개했다. 해군 함정 내 좁은 공간에서 구조 및 화재 진압 임무를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사파이어’도 공개했다. 10여 개 이상 휴머노이드를 만들었다는 홍 교수는 “로봇이 사람처럼 생겨야 한다는 관념을 버리니 완전히 새로운 기술들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인공근육 ‘베어(BEAR)’를 장착해 여러 형태로 걷고 1m 이상 뛰어오르는 4족(때론 2족) 보행로봇 ‘알프레드2’는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로봇이다.

나 교수는 “세계적으로 수술로봇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해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는 모든 병원 진료실과 수술실, 병실에 로봇이 들어찰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스승인 이우정 연세대 의대 교수와 함께 2005년 7월 국내 최초로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IS)사의 복강경 로봇 다빈치를 이용해 수술을 했다.

나 교수는 올 들어 존슨앤드존슨이 4억원을 들여 인수한 핸슨메디컬의 심혈관중재수술(스텐트)로봇 기술을 ‘수술 혁명’의 주요 사례로 들었다. “인도에서는 최근 50㎞ 떨어진 곳에서 원격 심장 스텐트 수술이 성공했다”며 “5년 내 스텐트 수술의 상당 부분이 로봇으로 치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릎관절 수술로봇 ‘마코서지컬’을 인수한 미국의 인공관절 임플란트업체 스트라이커가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수술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도 전했다.

전 대표는 반려로봇의 의학적 효용을 강조했다. 한 연구결과를 인용해 “자폐아 치료 때 인간 상담사의 경우 (자폐아가) 접촉을 계속 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반려로봇의 경우는 치료효과가 좋았다”고 소개했다. 눈 마주침 확률이 인간은 3%에 불과했지만 로봇을 투입하니 87%까지 급등했다는 설명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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