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3언더파 상위권 출발
2주 연속 우승하고 미국 갈까
[ 김병근 기자 ]
“체력적인 부담이 있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
통산 5승의 김지현(한화큐셀)은 “그린이 딱딱해 거리를 맞추기 어려웠는데 보기 없이 플레이한 게 만족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24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6514야드)에서 막을 올린 E1채리티오픈(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6000만원)에서다.
그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3개 잡아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지난주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일곱 경기를 치른 끝에 ‘매치 퀸’에 오른 터라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큰 실수 없이 1라운드를 마쳐 만족한다는 얘기다. 김지현은 “지난주 1년 만에 우승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샷감도 많이 올라왔다”며 “톱10에 드는 게 이번 대회 목표”라고 했다.
이 대회를 마친 뒤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강행군에 나선다.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확인한 상승 기류를 이번 대회를 통해 최대치로 끌어올린 뒤 미국 무대에서 모두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준비 기간이 빠듯하지만 기분 좋게 참가하려고 한다. 많이 배우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베테랑’ 이정민도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며 ‘한솥밥’을 먹는 김지현과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됐다. 버디를 5개 골라냈지만 보기를 2개 범했다. 통산 8승을 거둔 KLPGA 간판 선수지만 최근 3년 성적은 좋지 않은 그다. 2016년 3월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어깨 부상을 당한 탓이다. 이듬해 상금 순위가 81위까지 밀렸지만 지난 시즌부터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준우승 1회 등 ‘톱10’에 다섯 차례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부터 어깨 통증이 없어졌다”며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리듬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잠룡’들이 첫날부터 최상위권으로 치고 나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해 6월 용평리조트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신고한 박채윤이 5언더파를 적어내 유승연과 공동 선두(오후 5시 현재)로 1라운드를 마쳤다. 또 2부 투어 상금왕 출신으로 올초 정규투어 첫 승을 거머쥐며 샛별로 떠오른 이승연도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두 명의 ‘승연’이 우승 경쟁에 나서게 된 셈이다.
167개 대회 만에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달성한 박소연도 통산 2승 기대를 키웠다.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를 쳐 동타를 기록한 장하나 등과 함께 선두그룹을 1타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이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인 ‘천재 골퍼’ 최혜진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디펜딩 챔피언 이다연은 4오버파 76타를 적어내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이은지는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162야드 거리의 8번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147야드를 날아가 엣지에 떨어진 뒤 마운드를 타고 굴러 들어갔다. 그는 “부상으로 안마의자를 타서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다”며 “샷감이 좋아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천=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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