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불발 후폭풍…英 메이, 내달 7일 퇴진

입력 2019-05-2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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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후 2년 10개월 만에 물러나
정국 더 혼란스러워질 가능성



[ 심은지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가 다음달 7일 퇴진한다. 이로써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놓고 영국의 혼란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이 총리는 24일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과 만난 뒤 당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사퇴 시기는 다음달 7일로 못 박았다. 2016년 7월 14일 취임 후 2년10개월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는 것이다. 메이 총리의 재임 기간은 1000일을 약간 넘기는 정도여서 단명 총리로 남게 됐다.

메이 총리는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며 “그러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교착 상태에 빠진 브렉시트의 돌파구를 찾고자 지난 21일 ‘제2 국민투표 브렉시트 법안’을 승부수로 내놨다. 다시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영국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메이 총리의 이번 법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미 영국 의회에서 세 차례나 퇴짜를 맞은 EU와의 합의안에 몇 가지 조건을 덧붙여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그는 여당 내에서 불신임 투표 등의 얘기가 나오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메이 총리는 이날 사퇴 성명에서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한 것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깊은 후회로 남을 것”이라며 “내 후임자는 국민투표 결과를 지킬 수 있도록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의 사퇴로 영국의 정국 혼란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노 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 없이 EU 탈퇴)’를 비롯해 브렉시트 재연기, 조기 총선, 브렉시트 무효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영국 보수당은 6월 셋째주께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시작할 예정이다. 후임 당대표가 선출되면 자동으로 총리직을 잇게 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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