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고점을 보았다

입력 2019-05-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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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연의 글로벌 브리핑 (33)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200원을 향해 오르면서 시장에선 1300원, 1500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이 난무했다. 이를 보고 있자니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 한국 증시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올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강변하다 이제는 “도망가라”고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원화가 강세로 전환하기 위해선 달러 약세, 유로화 강세, 위안화 강세가 필요하다. 먼저 위안화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이후 중국이 수출을 지켜내기 위해 약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지는 통화다. 아울러 해외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달러당 7위안을 지켜내고자 하는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작년에 미국이 부과한 고율의 관세환경 속에서 수출을 지키기 위해 6.3위안에서 7위안까지 뛰어오르는 환율을 용인했던 중국 정부지만 이번엔 더 높은 환율이 필요하다. 미국이 중국 산업 전반이 아닌 정보기술(IT) 업종을 콕 집어 공격하는 마당에 수출 전반을 지켜내기 위한 위안화 약세가 무슨 큰 실익이 있을까 생각도 든다. 외자유출 러시를 촉발할 위험을 무릅쓰고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것까지는 없다.

유로화는 다행히 안정을 찾으려 하고 있다. 독일의 경제지표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힘겨워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부터 유로화가 급반등해 안정을 모색 중이다.

글로벌 외환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면서 혹시 중국이 작년처럼 위안화 약세를 통해 수출을 지켜내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도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Fed가 금리 인하만 하면 게임은 끝”이라고 언급했다. 종합해보면 위안화는 최소한 지금보다 약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유로화는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달러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약세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원화는 어떨까. 1200원을 강하게 돌파하는 흐름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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