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만수/추덕영 기자 ] ‘주가는 실적의 그림자’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주가는 결국 기업 실적에 수렴한다는 의미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믿을 건 실적뿐’이라는 인식이 더 굳건해지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6% 넘게 급락했다. 글로벌 증시 대부분이 떨어졌지만 유독 국내 증시의 하락폭이 컸다. 지난 1분기 상장사 실적이 부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73곳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6.9% 급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해도 영업이익 감소율이 16.0%에 달했다. 한국전력 이마트 등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종목들도 ‘어닝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불안한 투자자들은 실적개선주에 몰리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휠라코리아 오이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은 하락장에서도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2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311개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9조338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3조838억원)보다 31.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 경기 악화로 2분기 이익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적 충격이 계속되는 만큼 시장이 전체적으로 반등하기보다 실적개선주 중심으로 오르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도 업종이 사라진 환경에서 종목별 주가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실적개선주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현대차, 카카오, 애경산업, 키움증권, 파트론 등을 추천주로 꼽았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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