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개발자들의 비영리 컨퍼런스 '이드콘 한국'이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28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이드콘 한국은 △블록체인 분산형 애플리케이션(DApp·디앱) 개발기 △스마트 콘트랙트 보안 취약점 사례 공유 △이종(異種)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인터체인 현주소 등 32개 주제 발표로 구성됐다.
행사 첫 강연은 블록체인 스마트 콘트랙트 안전성을 검사하는 헥슬란트가 맡았다. 이더리움 암호화폐 전송 현황을 보여주는 '이더스캔'의 취약점을 언급한 헥슬란트 이진호 개발자는 "실제 이뤄지지 않은 거래도 이더스캔에선 이뤄진 것으로 보여질 때가 있다"고 짚었다.
이더리움은 2017년 비잔티움 하드포크(체인 분리) 이후 이더스캔에 거래소가 거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스테이터스' 창을 추가했다. 거래소는 이를 통해 자신의 거래소에서 발생한 거래를 검증할 수 있다. 단 고객이 잔액보다 많은 암호화폐를 전송하면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지만 이더스캔 스테이터스창에는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표기된다는 게 이 개발자의 지적이다.
그는 "개발 코드가 정상적으로 작성된다 해도 이더리움 수수료인 가스 제한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작성한 프로그램이 설계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정상적 상황에서도 문제 없이 작동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탈중앙화 온라인 게임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블록체인 게임 엔진 플라네타리움을 개발한 서기준 나인코퍼레이션 대표는 "이제 블록체인 기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가 등장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게이머가 만드는 창작콘텐츠(MOD)를 예시로 들었다. 많은 외국 게임들이 MOD를 위한 도구를 제공하고 개발 엔진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이를 통해 게이머들은 게임을 각자의 취향에 맞춰 바꾸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이 탄생하기도 한다. 워크래프트3 유즈맵에서 시작한 AOS(MOBA) 장르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가 대표적이다.
서 대표는 "리니지나 메이플스토리 같은 게임에서는 이런 사례가 나오지 않는다. 게임사가 사설 서버를 단속하기 때문"이라며 "온라인 게임도 데이터와 소스코드를 공개하면 블록체인의 하드포크처럼 다양한 MOD가 등장하고 시장도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외에도 중학생의 디앱 개발 체험기, 디앱과 사용자 경험(UX) 디자인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이날에 이어 28일에도 16개 주제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더리움 재단은 이날 이드콘 한국에 참석해 국내 이더리움 개발자 지원에 나섰다. 개발자 중심 컨퍼런스를 기획한 이드콘 한국준비위원회를 비롯해 온더, 해치랩스, 이드리서치 등 국내 블록체인 개발회사에 총 2만1000달러(약 2500만원)를 지원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영상 축사를 통해 "이더리움 재단과 이드콘이 공유하는 자율적이고 분권화된 오픈소스 정신이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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