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들인 '아스달 연대기'…한국판 '왕좌의 게임' 될까

입력 2019-05-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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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주말 드라마, 다음달 1일 첫 방영
호화 캐스팅 눈길



[ 김희경 기자 ] 4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tvN 새 주말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가 다음달 1일 베일을 벗는다. 올해 선보이는 국내 드라마 중 최대 투자 규모다. 지난해 같은 채널에서 방영한 430억원 규모의 ‘미스터 션샤인’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신작이다. 넷플릭스가 ‘미스터 션샤인’처럼 판권을 사들여 동시 방영한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송중기, 장동건, 김지원, 김옥빈 등 스타들을 대거 내세웠다. 제작 초기 단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드라마가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대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방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패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낯선 익숙함’이다. 드라마는 상고시대 가상의 땅 ‘아스’에서 펼쳐지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 배경인 상고시대는 한국 드라마에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사극과 같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펼치는 판타지물이다. 대본을 쓴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이전엔 주로 정치를 다룬 사극을 많이 해왔는데 모두 국가라는 체계 안에서의 정치였다”며 “‘나라가 세워지기 이전에는 정치가 없었을까’하는 질문을 하게 됐고 우리가 다루지 못한 정치를 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은 그리스·로마 신화와 같은 영웅 스토리를 따라 펼쳐진다. 새로운 배경에 익숙한 이야기가 더해진 것이다. 이런 시도가 시청자에게 참신하면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작가들은 “그리스·로마 신화 속 백인이 아니라 우리의 얼굴을 한 사람이 영웅이 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판 왕좌의 게임’이 되기 위해선 시각효과도 중요하다. 판타지를 실감나게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신과 함께’ 등을 만든 시각특수효과(VFX) 업체 덱스터가 참여했다. 최근 CJ ENM의 덱스터 인수설이 돌기도 했지만, 두 업체는 사업적 제휴를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스달 연대기’는 CJ EN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양사의 시너지를 실험할 첫 작품이다. 스튜디오드래곤과 덱스터는 이 작품에서 84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굵직한 사극을 집필한 작가들과 섬세한 현대극을 만들어온 연출가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가도 관심사다.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 등을 공동집필했다.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사극 ‘성균관 스캔들’을 제작한 경험이 있지만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등 현대극에 더 강점을 보여왔다.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어 시즌제로 이어질지도 눈여겨볼 점이다.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드라마인 만큼 성공을 거둔다면 시즌2, 시즌3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작가들은 “원래 신화나 전설이라는 것이 고대인이 만들어낸 옛날이야기”라며 “이 작품도 그냥 누군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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