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美·中 협상타결 전제로 투자지표 살펴야

입력 2019-05-27 17:39  

美·中 모두 경제·금융 피해 원치 않아
환율·금리차·경기전망 등은 주시해야

윤제성 < 美 뉴욕생명자산운용 전무·최고투자책임자(CIO) >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화두다. 백악관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높였다. 3250억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이에 대한 보복으로 6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인상했다. 이런 소식에 S&P500지수는 고점에서 5% 가까이 하락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관세 인상이 경제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치기 전에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이다. 그 근거를 살펴보자.

가장 최근의 관세 인상은 미국과 국제 경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추가 관세 인상은 경제성장 둔화, 공급망 붕괴, 외환시장 불안, 경영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미국은 기존 중국과의 통상분쟁으로 경제성장률이 0.15%포인트 낮아진 데 이어 추가 관세 인상으로 다시 0.15%포인트 더 내려갈 수 있다. 이런 충격은 앞으로 수개월간 지속될 물가 상승 압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번에 타깃이 된 중국산 수입품은 원자재, 반제품 등 중간재다. 이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지속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중간재를 사용하는 제조업자들은 생산지를 이전하거나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일부 공장 문을 닫는 등 충격을 흡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비용 때문에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아예 사업을 접는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중국의 반응이다. 작년 중반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을 자제했을 때 베이징은 상하이은행 간 금리(SHIBOR)를 2%포인트 인하했다. 이 영향으로 위안화 가치가 10%가량 올랐고, 다른 신흥국 통화가치는 떨어져 달러표시 외채를 많이 가진 신흥국의 주식시장을 교란시켰다.

가장 큰 경제적 위협은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부과 대상은 자본 설비와 최종재에 집중됐다. 그래서 소비자 가격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의 물가 상승은 Fed가 더는 참을 수 없게 해 또 다른 금리 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

무역전쟁을 어떻게 막을지 그 경로를 탐색해보기는 어렵다. 워낙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은 미국 여야 의견이 갈리지 않는 초당적 이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통상분야의 구조적 개혁을 시도하려 할 것이다. 반면 중국은 현재 부과되는 모든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더 냉정하고 침착한 쪽이 승기를 잡을 것이다. 시진핑이나 트럼프 모두 그들의 국가 경제 또는 금융시장이 피해를 보기를 원치 않는다. 트럼프는 또 2020년 대선이 코앞이다. 투표자들은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경제를 꼽는다. 중국 내수시장을 키우려는 시진핑의 계획은 무역전쟁으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이런 위험성을 알고 있고, 올해 안에 통상협상이 잘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 관세 인상은 금융시장 투자 분위기, 위험자산 투자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중 통상협상은 성공적으로 매듭지어질 것으로 본다. 그 과정을 살피면서 달러·위안 환율, 미국 기업 신용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금리 차),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경기전망 등을 모니터링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이런 지표들은 상대적으로 강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만약 악화된다면 금융시장과 미국 경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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