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결핵발생률 1위 오명
노인·노숙인·쪽방에 '찾아가는 검진'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 검진 사각지대 사람들을 지원하는 등의 '결핵예방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결핵예방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결핵을 완전 퇴치하기 위한 내용을 담은 이번 대책은 UN이 2030년까지 '전 세계 결핵유행 조기종식'을 결의함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7월 발표한 제2기 결핵관리종합계획(2018∼2022년)을 이번에 대폭 보완했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 결핵발생률 1위 국가다.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은 2017년 인구 10만명당 70.4명으로 매일 전국에서 환자 72명이 새로 발생하는 셈이었다. 이는 OECD 평균 11.1명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결핵 환자가 많은 이유는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까지 열악한 영양·주거 환경으로 인해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이 많았고, 이들이 노인이 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실제 결핵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핵은 공기를 통해 폐에 균이 들어와 전파되고 증상 없이 잠복하다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전에 통제하기 쉽지 않다.
정부는 결핵 검진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 노인, 노숙인, 쪽방 거주자 등에 대해 1년에 1회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결핵 확진 검사비 및 잠복결핵 치료비는 전액 국가와 건강보험이 부담하며 결핵 고위험 국가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의 대한 검사도 강화된다. 건강보험 혜택을 노리고 결핵 치료차 한국에 단기 입국하는 일을 막기 위해 환자로 판정되면 2주간 격리치료 후 강제로 출국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결핵 퇴치'를 위해 결핵 검사장비가 실린 버스를 보내 발병·전파 위험이 큰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X레이 검사를 실시하며 결핵소견이 나오면 당일 확진검사를 실시한다.
건강보험공단은 현재 지역가입자 세대주와 직장가입자에게 2년에 1회, 20세이상 지역가입자 세대원과 직장가입자 피부양자에게 2년에 1회, 비사무직 직장가입자에게는 1년에 1회 흉부 엑스레이(X-ray) 검진 기회를 주고 있다.
만19~64세 저소득 의료급여수급자에게는 2년에 1회 검사비를 지원한다. 요양병원, 정신병원, 복지시설에서 지내는 노인은 입소 전·후 연 1회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20~39세 비정규직과 영세사업자, 대학생, 무직자 등 720만명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건강검진 혜택을 주고 있다. 내년부터는 건강검진에서 결핵 의심 소견이 나와 확진검사를 받으면 검사비가 무료다. 건강보험은 4만~6만원가량인 본인부담금을 전액 지원한다.
더불어, 잠복결핵 감염자를 조기 발견 및 치료하기 위해 산후조리원,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 아동복지시설, 의료기관 종사자 뿐만 아니라 교정시설 재소자, 기숙학원 종사자 등으로 넓히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감염자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7만~8만원가량인 치료비도 내년부터 면제해준다.
또한 생계 문제로 결핵 치료에 필수적인 격리기간(2주)을 지키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 등의 사정을 고려해 생계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환자가 치료를 끝까지 마칠 수 있도록 통합수가도 신설한다. 환자가 병원에 간 후 행해지는 초기평가, 교육·상담, 치료, 치료확인 등 진료 단계별로 병원에 보상하는 체계를 갖춰 병원의 꼼꼼한 환자 관리를 유도할 방침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유아용 피내용 결핵예방백신(BCG)도 수급차질을 막기 위해 내년까지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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