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없는 코오롱 '인보사 퇴출'로 사면초가

입력 2019-05-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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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 영향은

대표 신약 물거품…신뢰도 타격
전문경영인체제 악재돌파 미지수
이웅열 前 회장에도 '불똥' 튈 듯



[ 김보형 기자 ] 인보사 허가 취소로 코오롱그룹이 1957년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코오롱그룹에 인보사는 단순한 신약이 아니었다. 미래 먹거리이자 그룹의 미래였다. 한때 그룹의 주력이었다가 사양길에 접어든 섬유산업을 대신할 희망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퇴임한 이웅열 회장(63)이 평소 “인보사는 나에게 넷째 아이나 다름없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을 정도다. 그는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재계 30위(자산 10조7000억원)인 코오롱그룹은 4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코오롱은 28일 인보사의 허가가 취소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룹 차원의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인보사 허가 취소 여파가 그룹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에 대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회장이 지분 절반가량(49.74%)을 보유한 그룹 지주회사 (주)코오롱은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27.26%)과 국내 개발 및 판매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20.35%)의 최대주주다. 이 전 회장은 코오롱티슈진(17.83%)과 코오롱생명과학(14.40%)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 전 회장과 (주)코오롱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너 없는’ 코오롱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초대형 악재를 돌파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코오롱은 이 전 회장의 퇴임 이후 유석진 (주)코오롱 사장(55)을 위원장으로 주력 계열사 대표 등이 참여하는 ‘원(One)&온리(Only)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주요 투자 계획과 그룹 현안을 결정하는 SK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달리 단순 협의기구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룹 후계 구도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의 아들인 이규호 전무(35)는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패션사업부인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 전무는 (주)코오롱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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