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 제품 써보세요"…직접 영업 뛰는 구본학 대표

입력 2019-05-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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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제품 쓰는 식당 주인에
"저를 믿고 한 번 바꿔보시라"



[ 김정은 기자 ] 구본학 쿠쿠 대표(사진)는 지갑에 명함을 한 움큼 넣고 다닌다. 식사하러 들른 식당에선 ‘매의 눈’으로 가전제품들을 살핀다. 경쟁 업체의 정수기가 눈에 띄면 식당 주인에게 명함을 건네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쿠쿠가 밥솥만 만드는 줄 아는데 정수기 렌털(대여) 사업도 해요. 정수기에 혁신적인 기술력을 접목시켜 꽤 괜찮은데, 저를 믿고 한 번 바꿔보시겠어요?”

구 대표의 공격적인 현장 경영이 업계에서 화제다. 밥솥에서 시작한 쿠쿠의 제품군은 주방가전, 생활가전, 소형가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는 손님이 밥솥에서 밥을 직접 푸는 뷔페 식당을 주로 공략한다. 구 대표의 명함 마케팅은 효과를 보고 있다. 본사가 있는 경남 양산시 일대를 비롯해 부산과 서울 사무소 인근의 뷔페 식당에선 대부분 쿠쿠 밥솥으로 교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쿠쿠는 2010년 렌털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계정 195만 개를 확보해 업계 중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대표 제품 ‘인앤아웃 정수기’와 ‘코드리스 공기청정기’는 구 대표가 직접 아이디어어를 냈다. 그는 “인앤아웃 정수기는 아이폰의 일체형 배터리에서 착안해 정수기에 컵을 끼우면 밤새 살균하고 소독하도록 설계했다”며 “공기청정기는 아내가 집에서 방마다 옮겨다 놓는 걸 보고 코드를 아예 없애버렸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창의와 혁신을 위해) 고민하고 고통스러운 만큼 고객은 행복해진다”는 게 구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구 대표는 창업주인 구자신 쿠쿠 회장의 장남이다. 1996년 기술연구소에 입사해 해외영업, 마케팅 등을 거쳐 2006년 대표에 올랐다. 회사를 물려받았을 때 매출은 1000억원대였지만 올해 1조원을 내다보고 있다. 기업 경영의 ‘큰 그림’과 사업별 ‘디테일’까지 모두 꼼꼼하게 챙기는 성격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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