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정진 기자 ] “여기까지 오신 거면 일단 운동의 반은 성공하신 겁니다.”
어느 피트니스센터 입구 거울에 붙인 문구다. 헬스장에 온 것만으로도 이미 첫 번째 단계에 성공했다는 트레이너의 격려다. 트레이너는 말한다. “두 번째 단계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러닝머신에서 10분 동안 뛰고 가는 거예요. 어렵지 않죠?”
흔히 큰 동기를 부여해야 더 큰 노력을 쏟게 된다고 생각한다. 동기 부여가 힘든 일에 도전할 열정을 일으켜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자기계발 전문가 제프 헤이든은 저서 《스몰빅》에서 “동기부여는 행동하게 하는 원인이 아니라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끝까지 지속하게 해주는 원동력은 동기가 아니라 ‘작은 성공’에서 생기며 그 작은 성공이 모일 때 비로소 ‘커다란 변화’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목표를 세웠으면 즉시 잊을 것”을 주문한다. 목표만 생각했다간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머나먼 골인 지점 대신 눈앞의 작은 단계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1년 동안 팔굽혀펴기 2만 회, 윗몸일으키기 1만 회라는 목표는 듣기만 해선 이룰 수 없어 보인다. 저자는 “하루에 55회, 28회씩만 하면 되는 횟수일 뿐”이라고 말한다. 50분 동안 한 번에 달리는 목표를 기억하기보다는 10분간 가벼운 달리기에 성공한 뒤 ‘오늘처럼 10분씩 매일 조금씩 달려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저자는 이를 ‘스몰빅 사이클’이라고 명명한다.
어떻게 작은 단계에 집중해야 할까. 저자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라”고 주문한다. 루틴은 가볍고 사소해야 한다. 매일 200단어씩 쓰기, 오후 8시부터 딱 1㎞만 달리기, 책 10쪽만 읽기, 고객 세 명에게 3분씩 전화하기 등이다. ‘이렇게 느리게 해서 뭘 달성하겠느냐’고 지적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나 역시 꾸준한 실천으로 대필 작가에서 조회수 200만 회가 넘는 인기 칼럼니스트가 됐고, 1년 동안 팔굽혀펴기 10만 회 도전에 성공했다”고 말한다. 그는 “20명에게 전화하는 것보다 전화기를 집어드는 게 더 어렵다”며 “일단 시작해야 끝내겠다는 동기도 부여된다”고 강조한다. (정지현 옮김, 리더스북, 248쪽, 1만50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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