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매각 본입찰이 뉴욕 시간으로 31일 마감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 중에서는 카카오와 넷마블이 인수전에 참여할 예정이다. 두 곳 다 단독 인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을 잡아야 한다.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는 넷마블의 넥슨 인수가 더 긍정적이란 평가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모회사 NXC 매각 본입찰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한국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카카오, 넷마블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주 NXC 대표(사진)는 자신과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NXC 지분 98.64% 전량을 매각할 계획이다. NXC는 일본에 상장된 넥슨, 가상화폐거래소 '코빗' 등 10여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매각대금은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막대한 금액 때문에 카카오와 넷마블의 경우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수 이후의 부담도 걱정이다.
올 1분기 기준 카카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6334억원이다. 넷마블은 1조6159억원이다. FI를 구해야 넥슨 인수가 가능한 것이다.
카카오의 경우 넥슨을 인수할 경우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도하게 큰 매물이고 캐주얼 게임이 중심인 카카오게임즈와의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다"며 "카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자금을 많이 쓰고 있는 상황에서 넥슨까지 인수하게 되면 수익성 유지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넥슨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산업은행 등 다수의 FI 후보들이 거론되는 등 넥슨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PC게임에서 업력이 긴 넷마블은 넥슨 인수 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문제는 넷마블을 도와줄 FI를 찾는 것이다. 넷마블은 당초 MBK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수 후 경영권 향방에 대한 이견으로 협력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이 10조원 수준에서 넥슨을 인수한다면 주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넷마블은 투자지분까지 활용하면 3조1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데, 나머지 자금을 어디서 구할지가 문제"라고 했다.
기존에 15조원 이상으로 예상했던 매각가는 10조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NXC는 일본에 상장된 넥슨 지분 47.98%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바뀌게 되면 이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NXC 매각에 넥슨도 포함되는 만큼 이에 대한 공개매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금융청(FSA)이 이번 경우 공개매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 넥슨이 아닌 모회사 NXC의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추정 매각가는 1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낮아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를 감안해 김정주 대표 측이 넥슨이 아닌 NXC를 매각하는 구조를 짠 것"이라며 "매각 이후 코빗 등 게임을 제외한 사업들은 김 대표가 다시 매수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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