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현대重 '물적분할' 주총 통과…노조 "원천무효 소송 간다"

현대중공업 노사, 강대강 대치 속 법인분할 통과
주총 40분 전 주총장 급히 변경
노조 "장소변경 고지 안돼 위법" 주총 무효소송 제기



현대중공업이 31일 임시 주주총회 장소를 변경한 끝에 법인분할(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노조는 주총장 변경 과정에서 회사가 중대한 절차를 위법했다며 주총 무효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분할 안건을 승인했다.

당초 주총은 이날 오전 10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주총장 안팎을 점거한 노조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회사 측이 주총 시작 40분 전 장소를 급히 변경했다.

현대중공업 우호주주와 주주 감사인 변호사, 주총 준비요원, 질서 유지요원 등 500여명은 오전 7시45분께 한마음회관 주총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벽을 뚫지 못했다.

지난 27일 한마음회관을 기습 점거한 노조는 오토바이 1000여 대로 주총장 진입로와 입구를 모두 막고 주주들의 입장을 봉쇄했다. 퇴거를 요구하는 현대중공업과 노조는 3시간가량을 대치했다.

금속노조는 노사 대치 현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공권력 투입 시 울산지역 사업장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중공업과 계약한 경비용역업체는 인력 190명 현장 배치를 경찰에 신고했으며, 주총 안내요원도 수백명 확보했다.

경찰은 기동대 경력 64개 중대 4200명을 배치해 충돌에 대비했다.

회사는 오전 11시 10분 넘어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주총을 개회, 법인분할 안건을 10여분 만에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뒤늦게 주총장에 도착한 노조원들이 체육관의 일부 시설과 기물을 파손하며 주총 결과에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원은 이날 주총과 관련해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약 3% 주식을 보유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이번 주총 안건인 회사분할이 통과될 경우 고용 관계나 노동조합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에서 의견 표명을 하기는커녕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법은 적어도 2주 전에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소집에 관한 통보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조차 보장되지 못한 주주총회는 결코 적법하다고 볼 수 없고, 위법한 주주총회에서 통과된 안건 역시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현대중 노조는 원천무효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 우리사주조합원은 "주총장 변경에 대해 아무런 공지를 받지 못했다"며 "이런 주총은 불법이고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회사가 법인분할 되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에, 부채는 신설 현대중공업에 몰리게 돼 구조조정과 근로관계 악화, 지역 경제 침체 우려가 있다며 주총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법인분할이 필요하다며 고용안정과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하고 노조에 대화를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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