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부적절했다" 유감 표명
민주당 "말문이 막히는 막말"
[ 고은이 기자 ]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나은 면도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말문이 막히는 막말”이라고 비판했고,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부적절한 측면이 많았다”고 유감을 밝혔다.
정 의장은 31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제4차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북한 김정은에게서 야만성, 불법성, 비인간성을 뺀다면 어떤 면에서는 지도자로서 문 대통령보다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문 대통령은 남북한 관계, 북한 핵·미사일 문제, (우리나라의) 대일·대미 관계가 엉망진창이 됐는데도 책임져야 할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며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정 의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우리나라 국가원수보다 자신들이 그렇게 비난하던 북한의 지도자가 낫다는 표현에 말문이 막힌다”며 “당대표와 원내대표에 이어 정책위 의장까지 막말하는 것을 보면 한국당 내 막말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도 정 의장에 발언에 대해 “취지는 우리 정부가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하고 잘못된 사람은 적절하게 조치해야 할 것 아니냐는 이야기였지만 부적절하고 과한 부분이 있었다”며 “송구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 윤리위원회에서 정 의장의 징계를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엔 “여러 말씀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한국당 연석회의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등 240여 명이 참석했다. 황 대표는 ‘지난 100일과 당의 미래’ 특강에서 “민생투쟁을 통해 국민의 생생한 아픔과 절규를 들었다”며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끼리끼리 무능 정권’을 어떻게든 심판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투쟁 의지를 강조했다.
천안=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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