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웅 美 하와이대 교수 "北 인권문제 계속 제기해야 변화 가능"

입력 2019-05-31 17:46  

'사노맹'사건으로 조국 수석과 '인연'

형사정책硏 학술대회 기조연설
"공수처 등 檢개혁 미뤄선 안돼"



[ 안대규 기자 ] 1990년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의 주역이었던 백태웅 미국 하와이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사진)는 31일 “북한의 인권유린에 관해 문제를 계속 제기해야 북한을 변화의 길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3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설립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그는 “북한 국경에 있는 집결소나 교화소에서 이뤄진 성폭력 가해자의 처벌과 조직적 은폐 등 북한의 구체적 범죄 행위를 제기하는 것이 더욱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국내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서는 북한에서의 인권침해 정보를 모으고 있다”며 “이를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고 형사사법적 개혁을 추동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산하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통일 이후 법적 조치에 대비한 증거자료 확보 차원에서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 사례를 보존·연구하는 곳이다. 백 교수의 주장은 북한 측의 폐쇄 요청이 잇따라 이 기관의 인력과 예산을 줄인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다른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백 교수는 “이(인권)를 개선하지 않고는 (북한이) 버틸 수 없을 것으로 믿는다”며 “북한에서의 형사사법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결코 미룰 수 없는 현실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선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그 휘하에 모든 수사기관에 개입하는 엄청난 권력을 쥔 나라는 세계에서 유례를 보기 어렵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는 등 검찰개혁은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박노해 시인 등과 함께 사노맹을 결성해 사회주의 운동을 주도하다 1992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돼 6년4개월간 복역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 사건에 연루돼 6개월간 복역했다.

백 교수는 이후 울산대 동국대 등을 거쳐 서울대 교수 자리를 꿰찬 조 수석과 달리 국내에 남지 못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국제인권법을 연구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를 지낸 뒤 하와이대에서 한국학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 강제실종 실무그룹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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