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이 급증하고 빵을 비롯한 밀가루로 만든 식품이 이들 만성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저렴하고 맛있으면서도 간편히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빵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 중에 빵을 꼭 먹고 싶으니 건강하게 먹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는 분들도 종종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 사람들은 밥을 주식으로 먹지만, 많은 서구 국가에선 빵이 주식이다. 밥을 먹을 때는 국이나 찌개, 나물, 채소, 고기나 생선을 함께 먹는다.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이 고루 함유된 반찬을 밥과 함께 섭취하기 때문에 혈당이 천천히 오르고, 쌀에 부족한 영양소도 보충된다.
서구 국가에서 빵을 먹을 때도 생선, 육류, 샐러드, 우유 등 다양한 음식을 함께 먹어 영양 균형을 맞춘 식사를 하게 된다. 따라서 전통적인 식문화 측면에서 빵을 주식으로 하는 서구식 식문화가 건강에 나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빵을 먹을 때는 서양인과는 달리 다른 음식을 곁들이지 않고 빵만 먹는 경우가 많고, 달고 기름진 빵을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 선호하므로 영양 균형이 맞지 않고 열량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빵은 종류에 따라 당류와 지방 함량이 크게 다르다. 제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식빵이나 호밀빵에는 당이나 지방이 거의 없는 반면 크림빵 100g에는 지방이 7g 이상 들어 있고, 모카빵 100g에는 당이 15g, 지방이 4g가량 들어 있다. 밀의 겉겨만 벗겨내고 도정을 덜한 통밀가루로 만든 통밀빵은 섭취 후 혈당 상승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과 지방이 들어 있는 통밀빵을 고르거나 버터나 마가린을 발라 먹는다면 고지방 고열량 식품이 된다. 버터나 마가린은 100g에 700㎈가 넘는 지방 덩어리이므로 소량만 발라 먹어도 빵의 열량을 크게 높인다.
그렇다면 빵을 어떻게 먹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가급적이면 흰 밀가루 대신 거칠지만 섬유질이 풍부한 통밀로 만든 빵을 선택하고 고열량인 버터, 마가린, 크림치즈, 잼 등을 발라 먹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빵을 고를 때는 영양성분표를 확인해 당 함량과 지방 및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은 것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영양 균형을 위해 육류, 생선, 달걀, 두부 같은 단백질 음식을 추가하고 채소와 과일도 곁들여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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