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삶을 바꿀 용기

입력 2019-06-03 17:42  

이강래 < 한국도로공사 사장 leekr21@ex.co.kr >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에 ‘왜’라는 의문을 품는 순간, 우리의 삶은 바뀌게 된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 생각을 새롭게 하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가치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기회를 통해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동력이 된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서 만나는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인연을 소중하게 가꾸며 키워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매년 한국도로공사는 약 300명의 신입직원과 인연을 맺는다. 필자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이들이 자기 삶의 주체가 되기를 바란다.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고 기회를 발견하는 사람,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의문을 품고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기를 조언한다.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열린 사고에 노력하는 사람이 필자가 바라는 인재상이다. 이런 사람이 많을수록 기업의 미래는 밝다.

‘생각이 바뀌면 삶과 세상이 변한다’는 진리는 역사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잘못된 권력을 바로잡고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동학농민혁명이 그랬다. 3·1 만세운동, 4·19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 우리 역사의 큰 물줄기를 만들어낸 사건들은 모두 집적된 개인의 힘에 의해 이뤄졌다. 개개인이 주어진 삶에 안주하거나 ‘왜’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맞장구라는 말이 있다. 풍물놀이를 할 때 둘이 마주 서서 장구를 치며 놀이패 전체의 장단을 맞추는 것에서 나온 말이다. 맞장구처럼 개인의 변화와 성장은 건강한 사회와 맞물릴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최근 한국 사회에는 희망적인 단면들이 보인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많은 공기업과 대기업도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한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도 애쓰고 있다. 본인의 의사와 반할 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열린 기업문화도 성숙되고 있다.

주어진 삶을 바꾸고자 하는 개개인의 힘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도 변화의 어려움에 대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했다.

세상을 따뜻하고 행복이 넘치는 곳으로 바꾸는 일은 어렵고 거창한 것들만 있는 게 아니다. 세상의 변화는 작은 변화에서 시작됨을 믿고 나부터 용기를 갖고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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