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사항 건의 '봇물'
정무위 "여야 견해차 크지 않아
국회 정상화 되면 법 개정 노력"
[ 이호기/강영연 기자 ] “증권거래세 인하만 해도 당연히 안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바뀌지 않았습니까.”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 간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와 만나 “이날 모임은 국회와 금융투자업계가 꼭 바꿔야 할 개혁과제를 처리하는 데 두려워하지 말고 함께 노력해보자는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증권거래세는 1996년 이후 23년 만에 관련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지난달 30일 거래분부터 0.15%에서 0.10%(유가증권시장 기준)로 0.05%포인트 인하됐다.
이날 간담회엔 여야 대치로 국회가 공전 중인 상황에서도 민병두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 9명이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과 10개 증권사 및 6개 자산운용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무위에 계류 중인 각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8개와 기타 정무위 소관 법안 3개를 포함해 총 14개”라며 “혁신성장을 위해 중요하지 않은 법안이 없는 만큼 정무위 차원에서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금융투자상품의 통합과세 도입에 대한 업계 측 요구가 거셌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과세는 여러 금융투자 상품별로 발생한 손실과 이익을 합쳐 계산한 뒤 세금을 물리는 손익통산 과세와 과거 손실을 이월해 현재 손익에서 차감해주는 손실이월공제 등이 핵심이다. 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가 최근 제안해 기획재정부에서 검토 중이다.
금융투자업 관련 규제를 사후 규제로 전환하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사장은 “금융을 다른 산업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봐달라고 요청했고 의원들도 공감했다”며 “한국 금융산업이 해외에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전 규제에서 사후 규제로 바꿔달라는 건의가 많았다”고 했다.
민 위원장은 이에 대해 “자본시장 활성화와 혁신 성장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업계 측에서 제시한 각종 애로사항과 제도개선 건의가 입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서포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호기/강영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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