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망치는 敵"…민노총 출신들도 '쓴소리'

입력 2019-06-04 17:31  

민노총 위원장 출신 이석행 이사장
"일자리 있어야 노동운동도 있다"



[ 김익환 기자 ]
“현대자동차노조가 광주형일자리의 지속 가능성 등을 놓고 반대하는데, 그 이전에 자신들의 지속 가능성부터 고민해봐야 합니다.”

광주형일자리를 놓고 논란이 벌어진 작년 11월 사회연대포럼이 주최한 한 토론회에서 현대차노조 간부를 지낸 A씨가 한 말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핵심인 전국금속노동조합, 금속노조의 핵심인 현대차노조가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광주형일자리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민주노총의 도를 넘는 행태에 민주노총 내부는 물론 노동계 출신 원로들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득권을 지키려 사회적 대화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 반면 툭하면 불법·폭력을 자행하는 데 대한 비판이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초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는 민주노총을 향해 “사회적 대화의 첫 번째 덕목은 주고받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인데 이를 거부한다면 경사노위에 올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의 투쟁이 노동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민주노총과 그 핵심인 현대차노조는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당할까 봐) 연봉 3500만원의 광주형일자리 사업을 반대했다”며 “아들·딸 세대의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조가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1993년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을 지내며 민주노총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노동계 대부’로 통한다.

1970년 전태일 열사 분신 사건을 알리면서 20년 넘게 민주화·노동 운동에 앞장선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은 “민주노총은 대한민국을 멍들게 하는 망국(亡國) 10적 중 제1호”라며 연일 민주노총을 비판하고 있다. 고임금에 안정된 직장에 속한 노조가 기득권 강화 투쟁에 나서면서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1995년 민주노총 출범 당시 준비위원회 멤버였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민주노총을 향해 “대화해서 뭐가 되는 조직이 아니다”며 “항상 폭력적 방식이고 자기들 생각을 100% 강요하려 한다”며 비판한 바 있다. 2007~2009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이석행 한국폴리텍대 이사장도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자리가 있어야 노동운동도 있는 것”이라며 민주노총의 행태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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