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F 창업자 지분 75% 500억에
[ 황정환/이상은 기자 ] ▶마켓인사이트 6월 4일 오후 1시12분
국내 1위 피자 프랜차이즈 도미노피자가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캑터스 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이마트와 피코크에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납품하는 육가공 전문업체 HJF를 인수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HMR 시장에 전통의 식품 강자에 이어 사모펀드도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도미노피자)와 캑터스PE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HJF를 인수키로 했다. 인수 대상은 HJF 창업자인 이용욱(지분율 50%), 권오영 씨(50%)가 보유한 지분 중 75%다. 인수 가격은 약 500억원 수준이다. 기존 경영진은 25%의 지분을 쥐고 협력해 경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HJF는 1999년에 설립된 육가공 전문 업체로 강화도에 본사와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주 고객처는 이마트를 비롯한 신세계그룹이다. HJF는 1999년부터 이마트에 불고기, LA갈비 등 양념육을 납품했다. 2008년엔 소시지, 떡갈비, 훈제삼겹살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10년부턴 가정에서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HMR 제품을 개발해 신세계푸드의 자체브랜드(PB)인 피코크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926억원에 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HMR 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 간편한 식사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2010년부터 연평균 23%씩 불어나 지난해 4조원 규모로 커졌다. 올해도 전년 대비 25%가량 성장해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위해 외식업의 침체를 극복하려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손을 잡았다. 1인 가구와 혼밥의 증가로 외식 수요가 줄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비용이 늘면서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매출이 21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줄며 역성장했다. 도미노피자는 외식업의 부진을 HMR 투자를 통한 시너지 창출과 투자 수익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캑터스PE는 HMR 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출신 정한설 대표가 지난해 7월 설립한 캑터스 PE는 동부제철, 필웨이, 한국자산평가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거래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와 CJ 등 대형 식품·유통업체도 HMR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푸드는 2020년까지 930억원을 투자해 가정간편식 생산라인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3월 CJ프레시웨이는 HMR제품군의 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1위 농산물 전처리업체 제이팜스·제이앤푸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HMR시장은 아직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초기 단계에 있어 한동안 높은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빠르게 소비 시장을 선점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투자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정환/이상은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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