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농성' 사흘째 전국 타워크레인…파업 장기화하나

입력 2019-06-05 16:35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전국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사흘째 공동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임금 인상,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 금지 등을 요구하며 고공 농성 중이다.

전국 공사 현장은 일손을 놓고 파업이 끝기만을 바라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사비 상승과 아파트 입주 지연 등의 피해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경기 남부지역에는 120여 개 공사 현장에서 노조원 540여 명이 550여 대에 이르는 타워크레인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거나 현장 주변을 점거하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36개 공사현장 타워크레인 135대가 지난 3일 오후 5시부터 작업을 마치고 밤샘 농성에 돌입했다.

충북에서도 노동자 40여 명이 타워크레인 40여 대에 올라갔다.

정명호 충북타워크레인지회장은 "양대 노총 조합원 대부분이 고공 농성 중"이라며 "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방송차와 현수막 등을 이용해 "소형 타워크레인 작업을 중지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워크레인 아래에 있는 노동자들은 김밥과 생수를 줄에 매달아 올려주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지역 85개 공사현장에서는 타워크레인 260여 대가 점거돼 주요 건설현장 가동이 중단됐다. 부산에서는 27개 공사현장에서 움직이던 타워크레인 76대가 꼼짝도 못 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 1·3구역 재개발 현장, 창원시 의창구 창원중앙역세권 병원 신축현장 등 28개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71대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

타워크레인 7대가 멈춘 제주시 월평동 첨단과학기술단지 아파트 건설현장에는 '시한폭탄 소형 타워크레인 즉각 폐기', '불법 소형 타워크레인 규격 제정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밖에 전북, 대구, 강원도, 울산 등지에서도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 타워크레인 노동자들도 지쳐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성 중인 부산지역 노동자 10여 명은 감기몸살과 미약한 발열 증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크레인 기사 대부분이 30∼40대로 건강한 편이지만, 지상 60∼70m 높이에서 밤과 낮의 큰 일교차로 감기몸살에 시달리고 있다"며 "조정실에 간이히터가 없거나 미처 침낭을 준비하지 못한 기사들이 몸에 이상 증세를 호소해 감기약과 침낭을 급히 보급했다"고 전했다.

양대 노총은 사용자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과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쟁의행위에 나섰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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