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실무형문제 출제 '합헌' 결정에 변리사회 "특허청 출신 봐주기다" 비판

입력 2019-06-05 17:21   수정 2019-06-05 17:24

지난달 30일 헌재 특허청측 손 들어주자 변리사회측 반박
"특허청 출신에 유리한 일종의 '시험농단'...헌재 의견수렴도 안해"



헌법재판소가 변리사 2차 시험에 실무형 문제를 출제하는 것에 ‘합헌’판결을 내리자 대한변리사회가 ‘특허청 출신 수험생 봐주기’결정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대한변리사회는 “특허청이 소속 기관 경력자들이 쉽게 합격할 수 있도록 변리사시험제도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번 헌재 판결은 수험생들의 기본권을 외면하고 행정부 감싸기에만 급급한 졸속 결정”이라고 5일 밝혔다.

헌재는 지난달 30일 변리사시험 수험생 41명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시험 시행계획 공고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앞서 특허청은 작년 5월 제22차 국가지식재산위원회에서 2019년도 변리사 2차 시험부터 실무전형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변리사시험을 주관하는 공단은 지난해 11월 ‘변리사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하면서 특허법과 상표법 과목에 20점이 배점되는 실무형 문제를 각 1개씩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은 “실무경험이 많은 특허청 출신 수험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험이 된다”며 헌법상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변리사회는 “행정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찾아줘야 할 헌재가 오히려 ‘행정부 보호’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무리하게 논리를 짜 맞춘 결정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변리사시험 과목과 특허청 수험생의 면제과목 선택권 특혜 등 ‘시험농단’이라고 할 만큼 증거가 넘치는데도 이런 사실에 대해 헌재는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며 “헌재가 수험생이나 변리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청취도 없이 이례적으로 빠른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변리사회는 이론 시험에 합격한 후 실무수습을 거치도록 한 현행 제도와 실무형 문제 출제 정책이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헌재는 “실무형 문제 출제가 수험생의 기본권을 제한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가 “실무형 문제 출제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한 부분에 대해 변리사회측은 “특허 심사관이 상표법 과목 면제를 받고, 상표 심사관이 특허법 과목을 면제 받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모른 상태에서 논리를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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