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비율 최소 35% 넘어야
기존 공공주택지구, 절반이 임대
[ 최진석/전형진 기자 ]
정부가 수도권에 조성하는 3기 신도시의 일반분양주택 비중이 전체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택지개발촉진법’을 적용받은 기존 신도시와 달리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조성돼 임대주택과 공공분양주택을 많이 지어야 하는 까닭이다. 공공주택특별법을 근거로 조성한 기존 주택지구들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40~50%에 달한다. 신도시별 주택 수요 여건에 따라 민간 아파트 비율이 23%에 불과한 곳도 나올 전망이다. 3기 신도시가 서울 수요를 분산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계양신도시 민간 비중 23% 그쳐
5일 인천도시공사가 작성한 ‘검단신도시 활성화 대책’에 따르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에서 민간분양 물량은 4000가구다. 총 공급물량(1만7000가구)의 23.5%에 불과하다. 부천 대장지구도 총 2만 가구 중 민간분양 물량이 8000가구(40%)에 그친다. 나머지는 공공임대주택 또는 공공분양주택이다. 공공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영구임대, 국민임대 등이다.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을 위한 행복주택도 있다. 공공분양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이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아 공급하는 중소형 주택이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2기 신도시까지는 택지개발촉진법 적용을 받았지만 3기 신도시는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주택 구성 비중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인천 계양, 부천 대장 신도시와 가까운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에선 총 공급물량 7만5000가구 중 민간분양 물량이 5만7000가구(76%)다. 공공임대는 1만5000가구(20%), 공공분양은 3000가구(4%) 정도다.
절반이 임대주택
공공주택특별법은 공공주택지구에서 공공임대주택을 전체 가구의 35% 이상 공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 공공분양주택을 25% 이하로 짓도록 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를 민간분양주택으로 공급한다. 적어도 35% 이상 임대주택이 들어가는 것이다. 현 정부가 서민 주거안정을 강조하고 있어 임대주택 비중이 최고 50%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법에서 정한 최저·최대 물량대로 주택을 구성한다고 가정하면 5개 3기 신도시 공급물량 총 17만3000가구 중에서 공공임대(35%)는 6만550가구다. 공공분양(25%)은 4만3250가구다. 나머지 40%(6만9200가구)가 민간분양분이다.
공공주택특별법을 근거로 택지를 조성한 기존 공공주택지구를 살펴보면 임대주택 비중이 50% 안팎이다. 서울 강동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는 전체 1만2033가구 중 임대주택이 53%다. 서울 구로 항동공공주택지구도 전체 4317가구 중 임대주택이 49%다. 이 밖에 서울 내곡공공주택지구(47%), 강남공공주택지구(52%) 등 대부분의 택지가 전체 공급가구 수의 절반을 임대주택으로 채웠다.
3기 신도시 역시 임대주택 비중이 이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택 공급 유형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총 공급물량만 정해졌을 뿐 세부적인 유형별 공급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공공주택특별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지역별 임대 수요와 청약 수요, 인구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뒤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임대는 행복주택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그래야 청년들의 신도시 유입을 촉진하고, 내집마련 주거사다리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택지개발촉진법은 전체 물량 중 공공주택을 20% 이상만 공급하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중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비율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80%까지 민간 아파트를 넣을 수 있다.
“서울 수요 분산 어려워”
공공주택지구 아파트 매매가는 주변 민간 아파트 매매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중산층이 임대아파트가 많은 곳에 사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서다. 공공주택지구인 서울 강일동 강일리버파크7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4월 6억4000만원에 팔렸다. 인접한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의 지난달 실거래가는 9억9000만원이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발표한 이유는 서울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서인데 임대 비중이 높으면 매매 수요가 분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선호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진석/전형진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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