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해외취업 1위 만든 '미다스의 손'

입력 2019-06-05 18:05  

제자들 취업 앞장선 전상표 교수

기업체 돌아다니며 취업처 발굴
학교 설득해 토익·PT강좌 개설
올해 198명 글로벌기업 보내



[ 공태윤 기자 ]
대구의 영진전문대는 올해 초 교육부가 대학알리미에 공시한 해외취업 분야에서 전문대 1위(2017년 졸업자 기준 92명)를 차지했다. 2015년 72명, 2016년 97명에 이어 3년 연속 최고를 기록했다. 해외취업에 상승 탄력을 받은 영진전문대의 해외취업자는 지난해 167명으로 늘었고, 올해 졸업자 가운데 198명이 해외취업에 성공했다. 해외취업의 질도 우수하다. 야후재팬, 소프트뱅크, 라쿠텐, NTT 등 글로벌 대기업과 상장사가 다수였다.

어떻게 지방의 사립 전문대가 이런 놀라운 해외 취업의 성과를 냈을까?

비결은 2007년부터 운영 중인 영진전문대의 해외취업특별반에 있다. 해외취업반 설립엔 전상표 컴퓨터응용기계계열 교수의 땀이 숨겨져 있었다. 1999년 부임한 전 교수는 제자들의 해외취업을 돕기 위해 해외 기업체와 채용박람회를 직접 찾아다니며 취업처를 발굴했다. 해외 기업들이 요구하는 교육과정을 해외취업반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학교를 설득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해외취업을 위해선 언어가 기본이라는 생각에 토익시험센터, 외국어 프레젠테이션 등의 강좌 개설에도 앞장섰다.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학생들과 함께 체육활동, 버디 프로그램(외국인과 한국인을 1 대 1 친구로 지정해 학교생활, 언어, 문화 등의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자연스럽게 해외문화를 익힐 수 있는 교류의 장도 마련했다.

마침내 대학 일자리센터는 2017년부터 해외기업 취업박람회를 열어 전 교수를 후방에서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구인난’ 일본 기업의 취업 정보를 파악하고 일본 기업의 주문식 교육과 일본 취업 졸업생의 정착 지원 등을 돕는 ‘영진전문대 도쿄 사무소’도 열었다. 13년 전 ‘일본 정보기술(IT)기업주문반’으로 시작한 해외취업반은 어느새 11개 반으로 늘었다. 해외취업반은 30명 안팎의 소수정예로 교육과정은 철저히 해외 현지 기업들의 요구에 맞춘 과목으로 운영된다.

해외취업 실적과 관련해 전 교수는 “해외취업을 위해선 ‘할 수 있다’는 학생들의 자신감과 전공실무의 가르침, 그리고 외국어 실력 3박자가 필요한데 학생, 교수, 학교가 함께 이뤄낸 성과”라며 자신을 낮췄다.

전 교수는 제자들의 취업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인재 양성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달 31일 ‘제8회 대한민국 스승상(대학교육 분야 근정포상)’을 받았다. 지난 4일 전 교수의 스마트폰은 제자들의 축하 메시지로 가득 채워졌다. 올해 일본기계자동차반 졸업 후 리크루트R&D스테핑에 취업한 한윤한 씨(23)는 “함께 일본에 온 친구들끼리 온종일 교수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본에 오시면 꼭 연락주세요”라고 카카오톡을 보냈다. 일본IT취업반 학생들은 교정에서 ‘교수님과 한 컷’을 연신 카메라에 담았다. 전 교수는 상금으로 받은 1000만원 전액을 제자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대학에 기부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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