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 불안감 영종국제도시로 확산

입력 2019-06-05 19:34  

지난달 30일 인천 서구의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시작된 붉은 수돗물(적수·赤水)이 7일째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불안감이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중구 영종도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일 인천시는 영종도 지역은 별도의 관로이므로 서구의 붉은 수돗물 현상과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영종국제도시 일부 주민들이 적수로 인한 피해사례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영종학부모연대 등 영종지역 6개 단체 회원들은 5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달 2일부터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에 적수 신고가 올라오기 시작해 , 일부에서는 피부병과 복통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붉은 물이 나오는 적수현상으로 붕대로 사용하는 거즈나 필터에 붉은 색을 띠는 오염물질이 육안으로 확인됐다”며 “유아나 임산부가 있는 가정에선 깨끗한 물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피난하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영종도로 넘어가는 수도관로는 서구 지역과 다르기 때문에 같은 붉은빛의 수돗물이 아니다”라며 “신고를 접수하고 채수해 수질검사를 실시했지만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천교육청은 영종도에도 적수가 나온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초·중·고 20개교에 수돗물을 사용한 급식을 중단시켰다. 이들 학교에서는 빵, 우유, 도시락 등 대체 급식을 제공했다. 4개 학교는 지하수나 급수차를 이용해 급식을 제공했다.

영종도에 있는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다는 A씨(38)는 “유치원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엄마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교육청은 4일 인천서구(49), 영종도(20) 일대 69개 학교에 대해 급식 제공을 중단했다.

이번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에서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수계전환’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인천시는 수돗물 공급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 때문에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해 이물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준하 인천시 부시장은 “수질검사 결과 적합 판정이 나왔지만 붉은 물을 보면 심리적으로 안전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수질피해로 불편과 고통을 주민에게 드리게 돼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인천시는 시 환경녹지국, 시 보건환경연구원, 인천 서구청 직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4일부터 가동해 적수 피해 신고를 한 주택 등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반면 인천국제공항은 수돗물이 인천시 공촌정수장에서 영종도로 넘어오면서 공항내 주배수지와 각 건물 저수조 등 별도의 3단계 정수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적수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공항 관계자는 “만약을 대비해 공항 내 시설과 일부 유치원의 수돗물을 채수해 수질검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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