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결혼은 자아실현의 걸림돌일까…함께 성장하는 부부 되는 법

입력 2019-06-06 18:08  

괜찮은 결혼

엘리 J 핀켈 지음 / 허청아·정삼기 옮김 / 지식여행
468쪽 / 2만2000원



[ 은정진 기자 ] 지난해 한국의 혼인율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 회원국 중 이혼율은 최고 수준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엔 남녀 간 갈등과 대립, 결혼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기피 현상이 만연해 있다. 대다수 한국 젊은이는 결혼을 걸림돌이자 짐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이처럼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3포세대’의 문제를 경제적인 틀 안에서만 바라봤다. 돈과 직장이 없기에, 직장이 있어도 불안정하기에 생기는 문제들로 취급해왔다. 하지만 엘리 J 핀켈 미국 노스웨스턴대 심리학과 교수는 오늘날 최상의 결혼 생활이 과거 최상의 결혼 생활보다 환경적으로는 훨씬 낫다고 낙관한다. 그는 《괜찮은 결혼》을 통해 결혼 문제를 단순히 경제적 문제에서 벗어나 사회심리학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제안한다. 책은 결혼의 변천사와 함께 결혼이 양극화된 과정과 원인을 짚어보고 그 결과로 나타난 현재의 결혼을 건강하고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영화와 드라마, 소설, 고전 속의 에피소드를 곁들여 쉽게 다가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고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중세 시대, 계몽주의 시대, 근세 시대의 철학자와 사상가들을 아우르면서 실용에서 출발해 사랑을 거쳐 자아실현에 이른 결혼의 존재 이유를 역사적으로 돌아본다. 이를 통해 결혼이 시대적 맥락에 따라 진화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자아실현에 기반을 둔 오늘날의 결혼마저도 ‘모’ 아니면 ‘도’란 식의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한다. 평균적인 결혼생활은 점점 더 악화되는 반면, 최상의 결혼 생활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아실현을 최상의 욕구로 여기는 개인들이 꾸리는 가정이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양극화된 결혼과 부부 생활의 불행을 극복할 방안도 제시한다. 그것은 결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그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도 더 커져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한다. 자본시장 속 경쟁 세계에선 승자 독식 논리가 지배하지만 부부 사이는 그렇지 않다. 책은 사람들이 부부 관계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성취하는 관점에서 최상의 결혼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결혼 생활에 대한 갈등이 큰 부부에게 책은 갈등을 멈추고 남은 기나긴 인생을 어떻게 살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저자는 부부가 서로에게 바라는 것들을 잠시 버리고 서로 간 필요와 욕구, 기대치를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부 간 갈등 이면엔 ‘서로가 성장하는 것을 돕고 자아발견의 길을 통해 상호 발전하는 결혼’을 원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관계’가 아니라 ‘원하는 모든 것을 성취하는 관계’로서 결혼 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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