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잘못"…황교안 대표에게 쓴소리

입력 2019-06-08 21:09   수정 2019-06-08 21:50

황교안 대표, 이문열 작가 만남
이문열 작가, 보수 정권 실책 지적
황교안, 박근혜 정부 '문화융성' 언급
이문열 작가 "블랙리스트 잘못"




이문열 작가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언급한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과 관련해 "블랙리스트는 잘못"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8일 오전 경기도 이천의 소설가 이문열 작가의 문학사숙 부악문원을 찾았다. 대표적인 보수 문인인 이문열 작가는 황교안 대표 일행에게 지난 보수 정권의 문제점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황교안 대표가 "저도 어릴 때 학생 잡지 '학원'에 응모해 우수상을 받는 문학 소년이었다"는 소개로 인사를 건넸고, 이문열 작가는 "저는 그때 작가가 아니라 그런 것을 해보지 않았다"며 "제 또래에도 그런 사례가 많이 있었다"며 반가움을 보였다.


이후 두 사람은 50분 가량 비공개 차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황교안 대표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 기조였던 '문화융성'이 좋았다고 발언했고, 이문열 작가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문제였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문열 작가는 "결과적으로 보수 정권이 손해를 봤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 당시 정권에 비우호적인 문화, 예술인을 탄압하고 규제하기 위해 비밀리에 작성된 리스트로 알려졌다.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는 서명자 594명, 세월호 시국선언 한 문학인 754명,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을 한 문화인 6517명 그리고 박원순 후보 지지선언을 한 문화인 1608명, 총 9473명으로 이루어졌다. 거의 1만 명에 육박하는 것이며, 몇몇 진보 예술계 인사뿐만 아니라 단순히 정권에 협조적이지 않은 예술계 인사들 상당수와 그냥 단순히 야당 정치인을 지지하는 대부분의 예술계 인사들을 포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교안 대표는 차담을 마친 후 "국정을 책임진 자리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다는 말씀도 있었고,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문열 작가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삼국지' 등을 집필했다. 2004년 제17대 총선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공천시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와 이문열 작가의 만남은 이 작가의 오랜 친구인 박명재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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