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은행株 주춤한 사이…핀테크 기업 주가 고공행진

입력 2019-06-09 18:20   수정 2019-06-10 14:55

금융데이터 분석 사업 주목
NICE평가정보 올 주가 53%↑



[ 양병훈/김기만 기자 ]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주가가 연초부터 크게 오르고 있다. 전통 은행주가 대부분 횡보하거나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금융업의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핀테크 기업 더존비즈온은 지난 7일 6만6200원에 마감했다. 연초 5만1900원보다 27.55% 오른 가격이다. 코스닥시장 종목 NICE평가정보는 이날 1만68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연초 1만950원에서 53.88% 뛰었다.

다른 핀테크 종목도 오른 게 많다. 웹케시, 이크레더블은 연초 대비 각각 107.37%, 14.33% 올랐다. 라온시큐어와 포시에스도 65.39%, 28.54%씩 상승했다.

반면 전통 은행주는 부진했다. KB금융(-4.73%), 하나금융지주(3.45%), 기업은행(-1.42%), BNK금융지주(-3.55%), DGB금융지주(-0.12%), JB금융지주(0.70%) 등은 연초에 비해 대부분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했다. 신한지주만 최근 사업 다각화에서 성과를 보이며 주가가 13.38% 올랐다.

핀테크 기업은 갈수록 많아지는 추세다. 컨설팅회사 삼정KPMG가 지난달 발표한 ‘2019 한국 핀테크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핀테크 기업 수는 2011년 62곳에서 지난해 303곳으로 크게 늘었다. 국내 핀테크 투자 규모는 지난해 5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홍콩(5억달러), 일본(3억8000만 달러) 등보다 많다.

핀테크의 주요 사업 분야는 △지급결제 △금융 데이터 분석 △금융 소프트웨어 △개인 자산관리 △플랫폼 등으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금융 데이터 분석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세무·회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실시간 신용정보 사업을 추진하는 더존비즈온이 대표적이다. 신용평가사인 NICE평가정보도 개인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마이데이터’ 활성화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통 은행업이 낮아진 수익성 등으로 정체된 반면 핀테크 기업은 낮은 비용 덕분에 저금리 환경에서 도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더존비즈온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39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25.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NICE평가정보는 138억원(9.26% 증가), 웹케시는 16억원(75.40% 증가), 이크레더블은 22억원(3.67% 감소) 영업익 흑자를 냈다.

핀테크주에 투자할 때 눈여겨봐야 할 것 중 하나는 규제 동향이다. 핀테크산업은 아직 관련 규정이 제대로 정비가 안 돼 있다. 개인 간(P2P) 대출에 적용할 규정이 없어 대부업법을 대신 적용하는 식이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온라인대출중개업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지만 3년째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최근 《김변이 알려주는 핀테크의 비밀》(삼일인포마인)을 낸 김도형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규정이 정비돼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관련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강도 높은 규제를 도입하면 산업 초기에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으므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관련 동향을 잘 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핀테크기업은 기업공개(IPO)를 한 곳보다 안 한 곳이 많다. 향후 더 많은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투자자의 선택지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유신 한국핀테크지원센터장(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은 “핀테크는 기술 기반 산업인 만큼 해당 기업의 기술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기 핵심”이라며 “비즈니스모델에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있는지도 검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프라가 필요한 전통 은행업과 달리 핀테크는 서비스 경쟁력만 있으면 줄곧 적자를 봤어도 언제든 흑자 전환할 수 있다”며 “당장의 매출보다는 해외 진출이나 타 산업과의 융합 가능성 등 잠재력을 평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양병훈/김기만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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