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김경수 지사 보면 짠하고 아프다"
[ 김우섭 기자 ] 김경수 경남지사와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각각 보석 석방과 원장 취임 이후 10일 처음으로 만났다. 김 지사는 이달 들어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대표 등 여권 주요 인사를 모두 만나 여권 실세의 위상을 보여줬다. 양 원장 역시 수도권을 제외한 첫 지방 방문지로 김 지사가 있는 부산·울산·경남(PK)을 택했다.
김 지사와 양 원장은 이날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지사 집무실에서 20분가량 만났다. 양 원장이 집무실에 들어오기 전 일어서서 기다리고 있던 김 지사는 “어서 오십시오”라며 맞았고, 두 사람은 힘껏 끌어안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김 지사를 지난 4월 4일 양 원장이 면회를 간 뒤 처음이다.
공개 만남에서 김 지사는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예산이 시·도의회로 내려오는 절차를 거치는데 마지노선이 오는 21일”이라며 “이날이 지나면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돼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이렇게 다녀야 지방정부의 생생한 어려움과 날카로운 잔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정책 투어를 잘한 것 같다”고 답했다.
민주연구원과 경남발전연구원은 이날 국가 발전과 경남도 발전에 필요한 정책 개발·연구에 협력하는 내용의 정책 협약을 맺었다. 다만 정책 협약과 별개로 양 원장이 첫 지방 행보로 김 지사를 만난 것은 민주당의 PK 힘 실어주기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전날 이 대표와 김 지사가 서울에서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하고 경남지역 현안을 논의한 사실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양 원장은 김 지사와 만나기 1시간 전 도청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김 지사를 보면) 짠하고 아프다”며 “그런 일(드루킹 사건)은 선거판에서 일어날 수 있다. 착하니까 바쁜 와중에 그런 친구들 응대하니까 짠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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