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패드 이용한 섬세한 조작
작년 콘솔게임 시장 4481억…20% 성장
펄어비스·넷마블, 잇따라 콘솔게임 출시
[ 김주완 기자 ]
국내 게임 시장에서 ‘마이너리그’로 여겨졌던 콘솔 게임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 시장에 소홀했던 국내 게임사들이 잇따라 신작을 내놓고 있다. 해외 게임 업체들도 한국어 버전의 콘솔 게임을 늘리는 분위기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은 전체 게임 시장의 3% 남짓에 불과하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급성장하는 콘솔 시장
플레이스테이션4(소니), 엑스박스원(마이크로소프트), 스위치(닌텐도) 등 별도의 게임 기기를 TV 등과 연결해 즐기는 게임을 콘솔 게임이라고 한다. 큰 화면이 주는 몰입감, 컨트롤러(게임패드)의 미세한 조작 등이 강점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4481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전체 게임 시장 규모(13조9904억원)의 3.2% 선이다. 하지만 성장세는 게임 시장의 주축인 모바일과 PC 게임을 압도한다. 지난해 전체 게임 시장 규모는 1년 전보다 6.5%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같은 기간 콘솔 시장이 20.0% 커졌을 것으로 계산했다.
콘솔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게임업체들도 콘솔게임 개발에 고삐를 죄고 있다. 펄어비스는 게임 ‘검은사막’의 엑스박스원 버전을 지난 3월 정식 출시했다. PC에서 인기를 끌었던 원작 게임을 콘솔용으로 옮겼다. 원작의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화려한 전투 연출 등을 콘솔 버전에서도 제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용자들은 △4K(UHD) 수준의 화질 △콘솔로 구현된 이용자 인터페이스(UI) △게임 패드를 이용한 섬세한 캐릭터 조절 등 콘솔 버전에 최적화된 검은사막을 즐길 수 있다. 최근 검은사막 엑스박스원 버전은 ‘엑스박스 게임패스’ 인기 순위 5위에 올랐다. 게임패스는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100여 개가 넘는 엑스박스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월정액제 게임 서비스다.
앞다퉈 콘솔 게임 출시
크래프톤도 콘솔 게임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7월 ‘테라’의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을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 유통할 계획이다. 지난해 북미와 유럽, 일본에 출시했던 콘솔 게임의 판매처를 넓혔다는 설명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콘솔용 특유의 게임패드 조작감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의 자회사인 펍지가 엑스박스원, 플레이스테이션4 등에 유통한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역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 게임에 주력했던 넷마블도 게임 ‘세븐나이츠’를 스위치 버전으로 개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자사 PC 게임을 콘솔용으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위즈는 콘솔용 게임 ‘블레스언리쉬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플레이스테이션 가상현실(VR) 게임 ‘포커스온유’를 개발하고 있다. 포커스온유는 이용자가 사진 촬영이 취미인 고교생이 돼 여주인공과 VR 공간에서 사진 촬영, 데이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추억을 쌓는 내용이다.
국내 게임업체가 콘솔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해외 시장이다. 시장조사 업체 뉴주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383억달러(약 43조원)로 1년 전보다 15.2% 늘었다. 전체 게임 시장의 28%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콘솔이 전체 게임 시장의 절반(48.8%)에 달했다.
인기 해외 게임은 한글화로 공략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은 해외 게임업체들이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콘솔용으로만 출시되는 독점 게임의 인기와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임의 증가 등이 요인이다. ‘갓오브워’ 시리즈, ‘언차티드’ 시리즈, ‘라스트오브어스’, ‘젤다의 전설’ 시리즈, ‘슈퍼마리오’ 시리즈 등은 콘솔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지난해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4의 ‘스파이더맨’은 마블의 인기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거미줄을 이용한 이동과 호쾌한 액션 장면 등이 강점이다. 세계적으로 900만 장 이상 팔렸다.
지난 1월에 나온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2: 파괴신 시도와 텅 빈 섬’도 한글화된 게임이다. 일본의 유명 만화·게임 지식재산권(IP)인 드래곤 퀘스트의 캐릭터를 활용해 건물 등을 직접 만들어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3월에 나온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는 ‘블러드본’ 등으로 유명한 프롬 소프트웨어 작품이다. 일본 센고쿠 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닌자를 조종해 적을 물리치는 내용을 담았다. 미세한 조종이 필요한 높은 난도, 사실적인 싸움 장면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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