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제어·작물뿌리 모니터링 등
유리온실 운영 복합 솔루션 제공
[ 김진수 기자 ] SI(시스템통합) 업체인 이수시스템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적용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로봇기술, 빅데이터, 스마트팜 관련 분야를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꼽고 있다. 오는 9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이닝에 들어설 스마트팜에 ‘복합 환경제어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가시적 성과도 올렸다.
김용하 대표(사진)는 10일 “5헥타르(ha) 이상의 대규모 해외 스마트팜에 국내 기술을 수출한 것은 처음”이라며 “유리 온실을 운영하기 위해 환경제어를 비롯해 권근부(작물뿌리) 모니터링, 무전 기능 등을 넣은 앱(응용프로그램) 기반의 토털 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인사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입지 굳혀
이수시스템은 이수그룹의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과 외부 기업용 솔루션을 유지보수하기 위해 1996년 8월 설립됐다. 김 대표는 이수화학이 1998년 독일 소프트웨어기업 SAP의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도입할 때 관리 및 책임자로 일했다. 이 경험을 계기로 2001년 이수시스템의 ERP사업팀으로 옮겼고, 2014년 대표까지 맡았다.
이수시스템은 2004년 인사관리솔루션(e-HR)을 시작으로 임대용(SaaS) HR, AFP(필기인식기반 데이터관리), 모바일 HR과 플랜트포털시스템(PPS)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솔루션업계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이들 제품은 제조 현장의 불편함을 개선한 솔루션이다. SaaS HR은 클라우드 개념을 도입한 임대용 HR 서비스다. 인사관리 업무의 비효율 부분을 자동화하고 월 과금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표준화된 모듈을 기반으로 해 고가의 시스템 구축 대신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HR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시장 반응이 좋았다. 현재 19개사, 8000여 명의 인사 업무를 관리하고 있다.
모바일 HR도 기술 변화를 반영한 솔루션이다. 인사 업무 자체가 보수적인 영역이지만 모바일 HR은 현장 근로자와 HR부서가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PPS는 1969년 준공된 이수화학 울산 공장이 노후화하면서 공장 유지보수를 위해 개발된 솔루션이다. 기존 공장을 3차원(3D) 스캐너로 스캔한 뒤 전체 도면을 역추적해 복원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팜 등 ICT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
이수시스템은 인사관리 솔루션을 내놓으면서 모기업의 울타리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제2 도약을 위해 빅데이터, 스마트팜 등 첨단기술 활용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하고, PPS에 빅데이터와 혼합현실(MR) 기술을 접목해 기존의 솔루션에 첨단기술을 장착할 예정이다.
스마트팜 솔루션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대경권연구센터와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30년 이상 작물 재배 경력이 있는 현장 인력을 참여시켜 사용자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기존 설비·공정 제어 기술을 통해 안정성이 확보된 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스마트팜이 쓰는 네덜란드의 솔루션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시스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1.9% 성장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2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은 스마트팜 등 신규 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전년 대비 19%가량 늘어난 2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2017년 이후 진행한 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20%가 발생하는 등 사업구조가 안정화하고 있다”며 “회사가 ICT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