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살해 방법, 졸피뎀 이용 여부 관심 집중
경찰 "처방전 병원, 약국 조사 진행"
졸피뎀이 고유정 전 남편의 혈흔에서 검출됐다.
10일 서울동부경찰서는 피의자 고유정의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어있는 피해자의 혈흔에서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의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앞선 검사에서 혈액이 미량이라 약독물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정밀 재감정 실시로 수면제 성분을 검출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졸피뎀은 수면제로 많이 쓰이는 약물이다.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국민 중 2.3%가 사용했을 정도며 의료용 마약류 전체 사용자의 9.9%가 졸피뎀을 복용했다.
신경안정제, 수면제로 널리 사용되고, 사용 인구도 증가하고 있지만 두통, 현기증, 구토 같이 비교적 가벼운 증상부터 근육 경련, 감각 이상, 알레르기 반응은 물론 환각 증상까지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지난달 17일 감기 증상으로 수면제 처방을 받은 뒤 이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면서도 사용처와 잃어버린 경위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유정이 수면제를 처방받은 청원군의 한 병원과 약국을 압수수색했다.
고유정이 처방받은 졸피뎀을 남편을 살해하는데 이용한 것이 드러날 경우 "성추행을 막기 위한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고유장의 주장과 달리, 계획 범죄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된다.
경찰은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도 무인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펜션에 머물며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키 160cm, 몸무게 50kg의 여성이 키 180cm, 몸무게 80kg의 건장한 남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할 수 있는지 의혹이 제기됐고, 약물의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불거졌다.
경찰은 살해 방법의 잔혹함 때문에 구체적인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고유정이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표백제,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먼지 제거 테이프 등 청소용품을 구매했고, 휴대전화에서는 니코틴 치사량, 살해도구, 시신손괴, 유기방법 등을 검색한 기록이 나왔다는 점에서 계획 범죄라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고유정은 뿐만 아니라 종량제 봉투 수십장에 시신을 옮겨 닮은 후, 여객선을 타고 완도항으로 이동하면서 여행 가방에서 무언가를 7분 동안 버기도 했다. CCTV 화면을 토대로 경찰은 고유정의 시신 유기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현장 검증 없이 오는 12일 검찰 송치가 예고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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